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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담 Dec 17. 2021

정은 나누는 것이지,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정이 따뜻한 것만은 아니다.


나는 때때로 친구들에게 ‘정이 많다’라는 말을 듣곤 한다.


느끼어 일어나는 마음.
사랑이나 친근감을 느끼는 마음. (출처-네이버 국어사전)


[사랑이나 친근감을 느끼는 마음]이 많은 사람. 친구들은 나를 [따뜻한 사람]이라 부른다.


그러나 이러한 ‘정’을 나는 강요받고 싶지 않다.



중학생  근처 횟집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있다. 흐릿하지만 대충 최저시급이 4  조금 넘었던 걸로 기억한다. 수많은 접시를 나르고, 테이블을 닦으며 마련한 나의 용돈이었다.


어느 날은 한 대가족이 와서 식사를 하고 계산대 앞으로 오셨는데 대뜸 2000원을 깎아달라고 하셨다.


당시 나는 사장님도 아니고 아르바이트를 하던 학생이었기 때문에 금액을 덜 받으면 그대로 내 시급에서 처리해야 했다. 2천 원이면 거의 내 시급의 절반이 되는 돈이었다.


그래서 나는 현재 나의 사정을 이야기하고 정중히 어려울  같다고 안내드렸다. 하지만 되돌아오는 것은 ‘정이 없다라는 말과 높은 언성뿐이었다.




과연 내가 2000원을 깎아주었다면 그것은 ‘정’이었을까? 그것이 느끼어 일어나는 마음이며, 내가 주는 사랑과 친근감이었을까?


그저 받는 사람이 강요하는 이러한 정은 사랑이 아니다. 친근감이 아니다. 정은 나누는 것이지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이 정이라면 그저 ‘혼탁한 망상’ 일뿐이다. 


혼탁한 망상.
(출처-네이버 국어사전)


모든 정이 따뜻한 것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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