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가 시장 같네요 -
5교시 수업을 마치면 귀가 아주 먹먹하다. 아이들이 정말 많이 시끌시끌하다. 점심시간에는 그 시끄러움이 절정에 이른다. 그래서 5교시 수업을 시작할 때쯤
"여기가 시장 같네요"
한 마디 했더니, 갑자기 우리 반에서 목소리가 제일 큰 지훈이가 일어나더니
"자, 여기 생선 팔아요! 생선"
곧이어 귀여운 미소를 머금은 금성이가 일어나더니
"자~ 여기는 신발도 팔아요"
이를 본 도은이가 개구쟁이 표정을 지으며 벌떡 일어나더니
"저는 젤리 팔아요. 젤리"
여기저기서 시장소리가 들렸다. 나의 말 한마디로 더 아수라장이 된 우리 반이다. 나의 한 마디로 이 파장이 일어났다니...
1학년 아이들에게는 특히, 말 한마디, 한 마디 더 조심해야겠다고 스스로 반성했다. 태어난 지 8년도 안 된 아이들, 뭘 해도 귀엽고 사랑스럽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