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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e Nov 04. 2021

남이 보는 나와 내가 보는 나

내 한심함은 나만 알지

사람들은 보통 자신에게 제일 관대하다고 하지만, 한시도 쉬지않고 내 허물을 지켜보는 건 나뿐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어쩌면 내가 나한테 가장 엄격한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종종 하고는한다.


간만에 함께 일했던 전 동료를 만났다. 그가 보는 나는 큰 그림을 그리고, 목표 달성을 위해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었고, 본인이 그 계획을 꼼꼼히 실행하는 게 즐거웠다고 말했주었다.

(자신에게 관대한 나머지, 지나친 확대해석일 수도 있겠다)


내가 그랬나.


올해 초부터 이어진 무기력함은, "나락으로 떨어질 일 없는 안전함과 적당한 편안함"과 "내 삶의 주도권"을 등가교환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싫은 소리 듣지않을 정도의 적당한 성과를 방패삼아 빈둥거리는 사이, 남이 보는 바람직한 이미지의 나와 나만 볼 수 있는 한심한 나 사이에는 꽤나 많은 괴리가 생겼다.


감사하게도 잊고 지냈던 멋진 나를 일깨워주는 사람이 있어, 다시 되고싶은 나로 돌아갈 자신감을 얻었다.


누군가의 큰 그림을 이루기위해 맡은 자리를 지키는 것도 멋지지만, 결국 나는 내 작은 그림을 그리는 것에 삶의 만족을 느끼는 사람이었다.


남이 보는 나라는 치트키로, 뻔히 보이는 내 한심함을 눈 감아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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