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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여사 Dec 14. 2021

'아니답니다'는 왜 안 돼요?

한국어가 점점 어려워진다는 K상

K상은 꽤 꾸준히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

몇 년째 하고 있지만 처음 배울 때만큼 실력이 느는 것 같지도 않고, 점점 어려워져서 고민에 빠졌다.


"숫자 읽기가 어려워요, 숫자 공부하고 싶어요."

라고 해서 숫자 읽기 자료를 준비했다.

사이트에 제공되는 교재가 있기는 하지만, 학생들마다 요구들이 달라서 개별 준비를 한다.


날짜, 시간, 숫자 세기 등을 자료로 만들어서 준비하고 스카이프에 접속했다.


혼자서 한국어 공부를 하던 중이었던 모양.

도무지 알 수 없어서 질문을 한다.


-랍니다, -답니다 

 랍니다, -답니다 공부하는 중인데요, 왜 '아니답니다'가 아니고, '아니랍니다'가 되는 거에요?


순간 당황.

한국어 문법에 가르쳐야 할 항목이 너무 많다. 

실습을 하면서 내가 가르쳐야 할 항목에 대해 준비하고, 다른 학생들이 준비한 것들 들으면서 또 공부하고

아, 한국어 문법을 이렇게 가르쳐야 하는구나 하고 알게 되었다.


국립국어원 한국어 자료 사이트도 들어가서 살피고 다른 책들도 보면서 자료를 쌓아가고 있다.

그런데 이 "-랍니다, -답니다"는 처음 접하는 문법이었다.


순간적으로 이다, 아니다의 경우에는 "-랍니다" 붙여야 하겠다고 떠올라서 그렇게 말해 주었다.

휴~ 다행. 잘 했어~^^


"아, 알겠어요, 너무 어려워요. 내가 말할 수는 없어요."

아마도 이론적으로 알아도 말할 일은 없을 것 같다고 한다. 

그렇다. 나도 일본어 공부한 것들 글로만 외우지 말할 때 사용하지 않는 것들이 너무 많다. 

"맞아요, 이 말 안 써도 말 통할 수 있어요. 괜찮아요. 하지만 알고 있어야 다른 사람 말 들을 수 있어요. 

어떻게 사용되는지 공부하면 좋아요."


좀더 정확히 정리해 볼까?

수업이 끝나고 좀더 정확히 알아두기 위해 자료를 찾아보았다.


"-랍니다, -답니다"

뜻 : 화자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객관화하여 청자에게 일러 줌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 친근하게 가르쳐 주거나 자랑하는 따위의 뜻이 섞여 있다. (사전에 이렇게 되어 있다.)


쓰임은 다른 자료를 더 뒤져 보았다.

동사, 형용사가 또 다르구나. 

그래, 온답니다, 먹는답니다에는 받침이 없는 어간에는 -ㄴ답니다, 받침이 있는 어간에는 -는답니다 가 붙는 게 맞네.

말할 때 의식해 본 적이 없는데.....



쓰임 : 동사 +ㄴ(는) 답니다 / 형용사 + 답니다 / (명사)이다, 아니다 + 랍니다


동사 : 나는 버스를 타고 다닌답니다. (자랑하는 마음이 어디?? 이건 언급 안 해도 되지 않을까? )         

         나는 오늘 피자 먹으러 간답니다

         그 가게에는 이제 가지 않는답니다.   


형용사 : 저는 아주 건강하답니다.

            그렇게 예쁘지는 않답니다. 

            (않다는 동사와 결합하면 보조 동사, 형용사와 결합하면 보조 형용사)


(명사)이다  : 나는 학생이랍니다. 내 동생은 미남이랍니다.    

              

아니다 : 토마토는 과일이 아니랍니다


예문을 생각하다 다른 사람의 말을 전할 때는 또 조건이 달라진다. 

(이건 간접인용문 -라고, -다고 관련)

-라고 합니다, -다고 합니다 가 -랍니다, -답니다의 꼴로도 쓰임 

내일 다시 오시겠답니다.

전화받으시랍니다.


 말할 때 전혀 의식하지 않고 썼던 말들을 외국인들에게 가르치기 위해 분석하고 나눠 보면 진짜 한국어 어렵다는 생각이 ... 

한국어가 점점 어려워진다는 K상, 나도요... 점점 어려워져요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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