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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여사 Nov 03. 2021

대만 사람들은 일본 좋아해요

일본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대만 새댁 L씨

일본인과 결혼한 대만 사람이 한국어 공부 중

L씨는 일본 남자와 결혼해서 일본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아직 아이가 없어서 주말에 남편과 강아지 공원에 가는 게 낙이다.

한국에서 3개월간 어학 연수를 한 경험이 있어서 한국어를 어느 정도 할 줄 안다.


이야기를 하다가 대만 사람들은 일본을 좋아한다는데 왜 그런지가 궁금해서 물어보게 되었다.

대화할 때는 짧게 천천히 물어봐야 한다.


"한국도 일본 식민지였어요. 식민지 알아요?"

"네, 알아요."

"대만도 일본 식민지였어요. 한국은 일본 안 좋아해요. 그런데 대만은 일본 좋아해요. 왜 그래요?"

"식민지 끝나고 중국에서 사람들 왔어요."

"국민당이요?"

"맞아요, 국민당이요. 일본보다 더 나빴어요. 그래서 일본 더 좋아해요."


진짜 대만은 일본 좋아하는구나

L씨의 할아버지는 L씨 남편 만날 때마다 일본 식민지 때 이야기를 하신다고 한다.

일본 사람 가정에서 심부름꾼으로 지내면서 그 집의 허드렛일을 했었는데, 그 집이 잘 사는 집이라서 식민지가 끝나고 그 집 따라서 일본 가고 싶으셨단다. 같이 가고 싶으면 양자로 삼아서 데리고 가 주겠다고 했는데, 증조할아버지가 반대해서 못가셨다고 아직도 아쉬워 하신다고 한다. ㅎ

"할아버지의 아버지 뭐라고 해요?"

"어려운데요. 증조할아버지라고 해요."

"네, 증조할아버지가 반대했어요. 우리 할아버지 장남이에요. 그때 장남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할아버지는 일본인이 되어 부자로 살고 싶었다고 아직까지 이야기하신단다. ㅎ

한국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물론 있었겠지.

그 당시 한국인에게도 대만인에게도 일본인들은 1등 국민이었으니, 신분 상승의 기회였을 것이니...


한국 같으면 그런 소리를 아직도 할 사람은 없을텐데....

대만에서는 할 수 있나 보다. 일본인 손녀사위 앞이라서 그러신지는 몰라도.


이런 사고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건 그동안 내가 받아온 교육 탓인가? 

민족의 주체성을 갖는다는 건 본능적인건가? 헷갈린다.

나이가 들면 더 지혜가 생길 줄 알았는데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만 알게 되어 오히려 더 답을 모르겠다. ㅎ


대만 가오슝 지하철역사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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