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단상 Fragments d'un discours amoureux
(원문)
Losqu'un discours est
de la sorte
entraîné par sa propre force
dans la dérive de l'inactuel,
déporté hor de toute grégarité,
il ne lui reste plus qu'à être le lieu,
si exigu soit-il,
d'une affirmation.
(나의 번역)
(사랑에 빠진 사람이 내뱉는) 말이
그 고유한 힘으로
비실제성의 덫 속으로 표류해갈 때,
그것은 모든 동족-군집성 밖으로 추방되며,
그때 그렇게
그 말이 내몰린 곳은
비록 한 뼘만 할지라도 확실성으로 충만한
그런 장소가 되어버린다
(기억하고 싶은 단어)
* la dérive de l'inactuel : 비현실성/비실제성으로의 표류/일탈
* être le lieu : 장소를 점유하는 존재성 (발딛고 있음)
* exigu : 창틀 정도만큼 정말로 좁은, 좁아터진 ('에그지귀~'라니…발음이 너무 귀엽잖아!)
(10줄 단상 fragments)
언젠간 나도, 사랑에 대한 글을 책 한 권만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그게 언제나 지금은 아니었다. 그보다 더 중요할 철학 같은 것에 대해 쓰면서 먼저 나의 사유를 깊어지게 하자. 그게 아니라면 소중한 나 자신의 내면에 대해서 잘 성찰해 우선 훌륭해지자.
그랬는데. 오늘 바르트가 내게 말했다. 사랑에 빠진 자의 횡설 수설은 이제 절대적 고독에 내몰렸다고. 열에 달뜬 그의 말을 병자의 탄식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고, 오히려 그의 언어가 더 잘 들리도록, 말로써 그의 초상화를 그려내 보자고 말이다.
그런데 나는 왜 언젠가 사랑에 대해 쓰고 싶을까? 아마 내 안에도 사랑에 빠진 어떤 자가 늘 숨 쉬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그 자의 횡설수설과 맞닥뜨리면 나까지 현기증 날까 두려워, 나는 내내 다른 길만 찾아다녔던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