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44

<천 개의 고원> 하루 네 쪽 읽기, p.191~194

by 미르mihr



우리는 비정형적인 표현이 연이은 올바른 형식들에 의해서 생산된다고 믿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올바른 형식들을 변이 속에 놓아두고, 그 상수적 상태를 강탈하는 것이 바로 비정형적 표현들이다. 비정형적 표현은 랑그의 탈영토화 정점을 구성하며, 텐서의 역할 즉 랑그를 요소와 형식과 개념들의 극한으로, 언어의 이승 또는 저승으로 향하게 한다.


On évitera de croire que l'expression atypique soit produite par les formes correctes successives. C'est plutôt elle qui produit la mise en variation des formes correctes, et les arrache à leur état de constantes. L'expression atypique constitue une pointe de déterritorialisation de la langue, elle joue le rôle de tenseur, c'est-à-dire fait que la langue tend vers une limite de ses éléments, formes ou notions, vers un en-deçà ou un au-delà de la langue.






"나는요, 완전히 붕괴됐어요."


들뢰즈의 말에서, 영화 <헤어질 결심>속 해준의 대사가 바로 떠올랐다. 만약 서래가 조선족이 아니었다면, 그저 한국에서 태어나 해준과 같은 한국말을 쓰며 살던 사람이라면, 해준은 아마 이 장면에서 '붕괴'라는 낯선 말 대신 그냥 우리끼리 다 알고 통하는, '망했다', '망가졌다' 같은 말을 썼을 것이다.


사전을 찾아보면, 1. '무너지고 깨어짐' (붕괴위험) 2. 소립자등의 핵분열로 인한 변형을 가리키는 말, 따라서 한국의 보통 사람들은 이 말을, 사람의 상태를 묘사할 때 쓰지 않는다. 하지만 품위와 자부심을 순식간에 잃어버린 해준에겐 이 말이, '망가졌다'는 쉽고 흔한 말보다 훨씬 더 생생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망가졌다'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못 쓰게 되었다'는 게 초점이다. 하지만 '붕괴'된 이후에도 해준은 영 '못 쓰게 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를 자세히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의 '무너지고 깨어짐'을 알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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