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47

<천 개의 고원> 하루 네 쪽 읽기, p.203~206

by 미르mihr



왜냐하면 다수파는, 추상적 표준 속에 분석적으로 포함되는 척도 안에서는, 결코 그 누구도 아니며 항상 <아무도 아닌 자> 즉 율리시즈다. 반면 소수파는, '세상 모든 사람 되기'이며, 그가 (표준적) 모델로부터 벗어나는 정도만큼만 잠재적인 되기이다... '다수파-되기'란 없다. 다수파는 결코 생성이 아니다. 생성에는 오직 '소수파-되기'만 있다.


Car la majorité, dans la mesure où elle est analytiquement comprise dans l'étalon abstrait, ce n'est jamais personne, c'est toujours Personne - Ulysse-, tandis que la minorité, c'est le devenir de tout le monde, son devenir potentiel pour autant qu'il dévie du modèle ... Il n'y a pas de devenir majoritaire, majorité n'est pas jamais un devenir. Il n'y a devenir que minoritaire.






율리시즈는 '오뒷세우스'의 로마식 발음이다. 오뒷세우스가 '아무도 아닌' 자가 되는 이야기는 이렇다.


트로이 전쟁 후 귀향 도중 각지를 방랑하던 오뒷세우스 일행은 외눈박이 거인인 퀴클롭스가 사는 섬 근처에 당도했다. 그곳에서 염소 고기와 술로 거나한 잔치를 벌이자, 오뒷세우스의 모험심과 영웅심은 그의 일행을 거인 퀴클롭스의 동굴로 이끌었다. '과연 퀴클롭스는 나그네인 우리를 손님으로 환영할까?'


그러나 퀴클롭스는 그들을 손님 대접하기는커녕 차례차례 잡아먹기 시작했다. 오뒷세우스는 벌벌 떨며 (그런 척하며) 그에게 달콤하고 독한 술을 바친다. 독주의 달콤함을 맛본 퀴클롭스는 좋아라하며 오뒷세우스에게 말을 건다.


"너는 내게 자진하여 그것을 한 잔 더 주고 네 이름을 말하라. 지금 당장. 그러면 나는 너를 기쁘게 해 줄 선물을 주겠다."


"퀴클롭스, 그대는 내 유명한 이름을 물었던가요? 그대에게 내 이름을 말할 테니 그대는 약속대로 내게 접대 선물을 주시오. 내 이름은 '아무도아니'요. 사람들은 나를 '아무도아니'라고 부르지요."


"나는 맨 나중에 '아무도아니'를 먹고, 다른 자들을 먼저 먹겠다. 이것이 내가 너에게 줄 접대 선물이다."


그러나 독주를 세 잔이나 받아마신 퀴클롭스는, 취해 골아떨어진다. 그 틈에 오뒷세우스와 전우들은 말뚝에 불을 붙여 퀴클롭스의 눈을 찌른다. 피투성이가 된 눈으로 비명을 질러대는 퀴클롭스에게 주변 동굴에서 잠자고 있던 다른 퀴클롭스들이 모여들었다.


"무엇이 그대를 그토록 괴롭혔기에 그대는 신성한 밤에 이렇게 고함을 지르며 우리를 잠 못 들게 한단 말이오? 설마 누가 꾀나 힘으로 그대를 죽이려는 건 아니겠지요?"


"오오, 친구들이여! 힘이 아니라 꾀로써 나를 죽이려는 자는 '아무도아니'요."


"그대에게 폭행을 가하는 것이 아무도 아니라면, 그대는 아마도 위대한 제우스가 보낸 그 병(病)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을 것이오. 그러니 그대는 아버지 포세이돈 왕께 기도하시오."


그리하여 퀴클롭스는 눈이 먼 채 다시 홀로 남겨진다. 다음 날 아침 염소와 양을 풀밭으로 내보내기 위해, 눈 먼 퀴클롭스가 동굴의 문을 열었을 때, 오뒷세우스 일행은 염소들의 배에 매달려 괴물의 동굴을 빠져나온다. 그리곤 자신들의 배로 도망쳐 퀴클롭스의 섬에서 아주 멀찍이 멀어졌을 때, 그제야 오뒷세우스는 뒤늦게 울분을 토하며 고함친다. 내 이름은 사실 트로이 전쟁의 영웅 '오뒷세우스'라고. 그러나 거인의 동굴 속에서 이름을 버렸을 때, 영웅은 이미 죽었고, 살아남은 것은 실상 '아무도 아니'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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