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drunk SEOUL Spring 2024
오랫동안 서울의 미술 중심지구로 활약해 온 종로의 약진과 더불어, 최근 용산과 강남의 급부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강남은 화이트 큐브, 글래드스톤, 마시모데카를로와 같은 해외 주요 갤러리들이 상륙하면서 국내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작가 전시를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작년 9월 한국에서의 여정을 시작한 화이트큐브 서울은 올봄, 브라질의 예술가 리지아 파페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갤러리에서 리지아 파페 재단과 전속 소식 발표 이후 첫 회고전 목적지로 서울을 택해 더욱 주목된다. 파페는 네오 콘크리트 운동에서 두각을 나타낸 브라질 현대미술의 선구적인 인물로, 상대적으로 한국에서 덜 알려진 라틴 아메리카 지역 현대미술 대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글래드스톤에서는 애완 거북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AI 기반 시뮬레이션으로 가상 세계를 넘나드는 이안 쳉의 “살아있는” 작품을 보여준다. 이어 다음 전시로는 세실리 브라운의 개인전이 계획되어 있는데, 그녀만의 감각적인 색채 조합의 추상화가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압구정로데오에 뷰잉룸을 오픈한 마시모데카를로는 마시모 바르톨리니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이탈리아 국가관을 장식할 작가인 만큼, 예약 후 꼭 방문해 보길 권한다.
강남에 자리한 갤러리 부근 골목 사이사이 숨은 맛집도 즐비하다. 아뜰리에 에르메스와 화이트큐브 근방의 카와세미는 담소를 나누기에 좋은 술집이다. 글래드스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싸일러는 100여 년 전통의 오스트리아 베이커리 겸 카페로, 훌륭한 프레첼 빵과 에그 샌드위치를 맛볼 수 있다. 싸일러 인근의 고즈넉한 양옥에 들어선 리사르 커피는 청담동에서 결코 찾아보기 힘든 합리적인 금액대의 훌륭한 에스프레소를 선보인다. 비록 한 잔으로 끝내기 힘들어 이내 다른 맛의 에스프레소 음료를 시키기 일쑤지만 말이다.
artdrunk SEOUL 2024 Spring Issue Exhibitions 기고를 위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