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ARTh on view Jul 08. 2024

그리운 여름의 풍경, 초록 혹은 파랑

조너스 우드   ‘Hanalei Bay’

"출렁이는 파도, 투명하게 파란 수영장의 물빛, 농밀한 초록과 열대 잎사귀… 여름이라 말하면서 그리워지고야 마는 그 자연 풍경을, 여기 회화들 속에서 만난다. 초록 혹은 파랑의 스펙트럼은 이토록 각양각색이다." - 에디터 노트


Jonas Wood Hanalei Bay, 2021 Oil and Acrylic on Canvas, 304.8 309.9cm.


우리에게 익숙한 식물 연작을 중심으로 정물 외에 인물 초상, 실내와 야외 풍경을 넘나들며 다채로운 소재를 다뤄온 조너스 우드의 ‘하날레이 베이’는 여러모로 눈길이 간다. 그는 산의 형상을 생동감 넘치는 기하학적 조각 형태로 단순화해, 평면적이면서도 깊이와 규모를 가늠할 수 있도록 색감을 덧댔다. 작품명에 쓰인 ‘하날레이 베이’는 하와이에 있는 곳이지만, 그림 왼편에 드리운 뾰족한 야자수 잎사귀만 아니라면 이 풍경은 영락없이 한국의 산 같기도 하다. 캔버스 속 화가의 시야 속으로 단숨에 직행해 들어가듯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하늘을 향해 뻗어 한 폭의 구름을 품은 산마루, 겹겹의 산등성이를 타고 내려온 바람이 솔솔 불어오면, 녹음 속 나뭇잎이 물결치고 짙은 푸르름 안에 목소리만 남긴 채 제 몸 감춘 새들이 분주히 지저귄다. 저 산을 가득 메운 나무는 사람의 손을 타지 않아 삐죽빼죽 자란 무성한 소나무인가. 기개 넘치면서도 정겨운 풍채를 드러낸 능선 따라, 시선 따라 걷다 보면, 캔버스 안과 밖의 경계가 사라지고 우드 작품에 밴 특유의 생명력만이 남아 넘실거린다.


W Korea 2024년 7월호 여름 풍경 테마 지면 갤러리 시리즈 기고를 위해 작성하였습니다.

보다 다양한 작품들 소개와 함께 보시려면: 클릭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