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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물 Sep 02. 2024

인생이란, 얽매임과 풀림

일과 퇴직

  평생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인간이 최종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과 답변은 먼 산의 울림처럼 평생 화두다. 직장이라는 조직은 그 속에 있는 동안 끊임없이 누군가의 요구에 부응해야 하는 인형극의 인형 같다고 할 수 있다. 그 속박을 벗어났을 때 결국 자신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스스로 질문하고 스스로 답하며 그 행동에 대한 결과를 받아들인다.


사회적 동물이라는 인간의 삶이 과연 행복할까 하는 질문은 여기서 출발할 수 있을듯하다. 항상 누군가의 명령에 의해 움직일 수밖에 없는 조직이라는 구조는 풍족한 삶의 재화를 제공하지만, 결국 그 대가로 내가 내놓아야 하는 것은 인생의 전부가 될 수 있다. 재화와 삶을 바꿀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소리를 들으며 삶을 영위할 것인가 하는 것은 선택이지만, 현실에서는 필수불가결한 충족조건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평생을 그런 조건하에 움직인다. 마지막 생을 자신의 소리를 들으며 살아갈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주는 것은 결국 비교대상을 만들어 자신의 삶이 얼마나 행복하고 명예로운 것이었나를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조직에서의 탈퇴, 퇴직은 결국 스스로를 찾아 떠나던가 아니면 타의해 의해 벗어나는 삶의 한과정이다. 그 결과를 통해 사회구성으로서의 충실도를 평가받는 것이 아닐까.


시간에 의한 늙음이 퇴직이라는 기준이 된다면 결국 우리의 삶은 그 과정 속에 만들어 나가는 하나하나의 모든 일들이 내 미래의 한 자락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조직이라는 구조에 얽매임은 결국 사회를 구성하는 틀을 만들기 위한 수단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대체재가 생겼을 때 그 구속의 틀을 벗어나게 된다. 그 풀림으로 인해 그때서야 처음 세상의 삶처럼 자유로운 영혼의 인생을 스스로 그려볼 수 있는 여유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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