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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살 Oct 09. 2023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기억해야 할 점

  소개팅이 아닌 자연스러운 관계 안에서 남녀가 연인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둘 중 한 명이 호감을 갖고 먼저 표현을 해야 한다. 평범한 관계에서 특별한 관계로 발전시키려면 굉장한 용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상대방도 나에게 좋은 감정을 갖고 있다고 느껴질 때 조금 더 용기를 낼 수가 있을 것이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여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이다. 그래서 호감을 오래 갖고 있다가 어렵게 표현하면 이미 상대방은 마음이 식어버렸을 때가 많았다. 남성들이 몇 번 다가갈 때 여성이 원하는 만큼의 반응을 보여주지 않으면 남성들은 마음을 접고 다른 사람을 찾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으려고 이전보다는 조금 더 신속하게 나의 마음을 표현하고자 기회를 잡으려고 노력을 했다. 밥을 먹자고 연락하는 것조차 너무나 큰 용기가 필요했다. 소개팅을 하는 경우에는 만남의 목적이 연인으로 발전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약속을 잡기 위해 연락을 주고 받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다. 그렇지만, 자연스러운 관계에서 남녀가 평소에 따로 만나지 않았었는데 식사 자리를 갖자고 하는 것은 거절에 대한 부담감을 안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나의 감정을 진솔하게 내 입술로 꺼내는 것도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첫 번째 식사 자리에서 분위기가 너무 따라주지 않아 결국 말을 꺼내지 못했다. 두 번째 식사 자리에서는 내 기분이 너무 좋지 않아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래도 상대방과의 자연스러운 관계에서는 이상이 없었기 때문에 괜찮았다. 그 이후로도 계속 약속을 잡으려고 노력하며 연락을 했지만 상대방이 때마다 바빠서 만나지 못했다. 결국 문자로 갑작스레 내 감정을 전하게 된 것이다. 그 방식도 조심스럽고 정중하게 전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대답을 촉구하는 좋지 않은 뉘앙스로 말이다. 나는 그 이후로도 관계를 다시 발전시켜 보려고 더 노력했지만 상대의 반응이 차가워서 이제 그만 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다른 남성들의 다가옴이 있었지만, 내가 관심이 없고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그들의 작은 호의에도 나는 부담이 느껴졌다. 그래서 상대방도 혹시 나를 이렇게 부담스럽게 느꼈을 수도 있구나 라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번 일을 통해서 느낀 점은 다음과 같다.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들었고, 그 관계를 연인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 하더라도 그 마음을 무조건 표현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표현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나는 내 마음을 표현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마음을 담은 편지도 준비해보고, 계속 만남을 추구했지만 상대방이 그걸 받을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마음을 제대로 전할 수 없었다. 


  또, 누군가를 좋아할 때, 내 감정이 앞서서 정작 상대방의 입장을 충분히 배려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상대방이 나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오지 않았지만 그게 일 때문에 바빠서라고 생각했다. 그 전에 형성된 우호적인 관계 안에서 좋은 의사소통의 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일이 마무리되면 다시 잘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또 한 가지의 가능성은 상대방에게 나의 연락이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던 것이다. 내가 미리 이것을 알았더라면 만남을 계속 시도하지 않았을 것이다. 


  혹시 내가 지나친 것 같다면, 이렇게 마음을 다스리자. 

'지금은 조금 불편한데 나도 상대방도 견딜 수 있을 거야. 시간이 지나가면 괜찮아질 거야.'

 이렇게 마음을 가볍게 먹어야 다시 상대방을 보았을 때, 가볍게 대할 수 있고 이후 관계에 어려움이 없을 수 있다. 내가 너무 작은 문제에 무게를 두고 심각하게 대하면 상대방도 그것을 마음으로 느끼기 때문에 그 관계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남녀의 만남이 성사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또, 어떤 사람에게 다른 사람을 향한 특별하고 좋은 감정이 생긴 것도 너무나 소중한 일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내 감정을 표현할 기회가 생기는 것도 아니고 상대가 그것을 꼭 알아줘야 하는 것도 아니다. 혼자 감정을 갖고 있다가 정리할 수도 있는 것이고, 노력하고 표현했지만 상대가 받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내 마음을 표현하고 싶을 때 둘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하든지 결과에 상관없이 후회스럽지 않게 정중하고 조심스러운 태도로 상대방에게 다가가야 한다. 상대방의 반응을 살피고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으면 멈추고, 내 마음을 들어줄 여유가 없는 것 같다면 기다리거나 마음을 정리해야 한다. 자연스러운 관계 안에서 상대방이 나의 감정을 느껴도 자신이 거절하고 싶은 마음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모든 의사소통과정에서 내가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해야 후회나 자책감이 남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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