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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살 Sep 25. 2023

뒷담하고 싶으면 직접 말하기

직장에서 늘 일어날 수 있는 일

  코로나가 오기 전, 2년 동안 함께 근무하던 직장 동료 때문에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그 당시 나는 칭찬과 격려로 그 문제의 동료를 변화시키기 위한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었다. 그렇지만, 그 동료는 내가 상대해서 될 수 없는 강적이었고 의식수준이 건강하지 않아 그런 자극으로 변화하지 않았다. 그 동료의 근무 태도와 업무 결손은 나 외에도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주었다. 같은 팀으로서 그 사람의 과오를 덮어주고 묵인하다가 다른 사람들이 고통 받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마음 아파 용기를 내어 상사에게 가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 상사는 문제해결을 위한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고 나는 좌절감에 그 직장을 떠났다. 


  나는 그 동료를 품어보려다가 실패했고 태어나서 누군가를 그렇게 미워해본 적이 없을 정도로 증오했고, 내 주변 사람들에게 그 사람에 대해 무척 비난을 했었다. 그러다가 내 몸과 마음이 다 망가져 건강이 안 좋아졌고, 나의 태도를 반성하며 앞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그 정도는 아니지만, 내가 불편하게 생각할 만한 점을 가진 동료가 내 옆자리에 앉게 되었다. 다행히 이 동료는 긍정적으로 여겨줄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정작 본질적인 업무에 있어서 퇴근 시간을 정확히 지키지 않고 조금 빨리 나간다던지, 대부분의 업무 시간에 자기계발을 위한 일만 하는 모습이었다.

 

  퇴근을 빨리하는 문제는 어떻게 이야기할까 고민하다가 시간을 지킨 날에 "OO님, 시간을 지키셔서 너무 좋네요. 누가 안 좋게 생각할까봐 걱정 되었었어요." 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놀라면서 그 뒤로는 시간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업무 시간에 자기 계발을 위해 시간을 사용하는 것은 나도 그럴 수 있고 누구나 그럴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지적할 문제가 아닌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그 동료의 다른 모든 점이 좋아도 그 모습 하나 때문에 내가 그 사람이 감정적으로 너무 싫어지려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그 사람에게 "~~님 이거는 좀 아니지 않나요?"라고 말하고 싶은 충동이 드는 것이다. 


  이건 더 아니라는 생각에 그냥 웃으면서 가볍게 질문했다. "OO님, 할 일도 많으신데 언제 준비하시는 거에요?" 그 동료는 나의 질문에 살짝 당황했는지 진지하게 대답했다. 나는 그 동료가 자기 행동과 모습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도 목적이 달성되었다고 느꼈고 마음이 아주 가벼워졌다. 그리고 그 동료가 기여한 많은 것들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들에게 대해서는 칭찬했다.  


 (*추가 사항: 말할 때, 내 감정이 상대에 대한 미움으로 차 있었던 경우 후에 관계가 조금 위태로워지면 내가 했던 말에 대한 자책감이 몰려올 수 있다. 그러므로 말을 할 때는 최대한 내 안 좋은 감정을 정리하고, 예의를 갖춰서 정중하게 말해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수 있다.)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할 말은 하는 법. 그 존재를 사랑하되 내가 수용할 수 없는 부분은 질문을 통해 생각해보게 하는 법. 우여곡절 직장생활 속에서 배워가는 부분이다.


  상담에서 말하는 피해야할 강적인 경우에는 이런 노력들이 의미가 없을 수 있다. 그렇지만, 올해 나는 이 동료가 강적이 아니며 이런 질문들로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을 보고 있고 또 그런 말을 해주는 나에게 고마움을 직접적으로 표현한다. 그래서 관계에 있어서 일단 지레 겁먹고 물러서지 말고 소통을 가볍고 정중한 방법으로 시도해보는 거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나 자신이 참기만 하면 그 감정이 쌓여서 화로 변하고, 분노가 되고, 다른 사람에게 뒷담화를 하던지, 그 사람에게 직접 화를 내는 방식으로 표현할 수도 있다. 그것보다는 먼저 그 사람에게 직접 소통하는 것이 더욱 빠르고 쉬운 방법일 수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용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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