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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na May 20. 2023

요즘 코넬대 한국 유학생들의 국뽕이 차오르는 이유는?

뉴욕의 진가는 뉴욕 밖에 있다 27.  Ithaca

요즘만큼 미국에 사는 한국인의 긍지가 올라가는 때가 있었던가!

직장 동료들과 "더 글로리,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얘기를 하고, 회식을 하는 자리에서 "김치 프렌치프라이"를 먹고 마트에서 "꼬북칩"을 사는 것이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에게는 아무렇지 않을 수 있겠다.


그런데 아직도 한식당이 없고, 어딜 가도 혼자 한국인인 미국 뉴욕 시골의 0.1%의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글쓴이에게는 요즘 뉴욕 시골에서도 조금씩 보이는 "한국의 것"들이 아직은 낯설다.


그리하여, 이번 뉴욕의 진가는 뉴욕 밖에 있다 에피소드는 글쓴이가 뉴욕을 뽈뽈뽈 다니며 신나게 찾은 한국의 것들을 신나게 나눌 예정인데 아마도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에게는 "이게 뭐... 가 새로운... 거지?" 하실 수 있겠다.


여러분들은 코넬대학교로 유명한 뉴욕 이타카 지역을 글로 여행한다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다.

1. 김치 소시지

한여름에도 뉴요커들을 줄세우는 핸드메이드 아이스크림 편에서도 언급했듯이, 미국은 땅이 넓다 보니 목축업도 미국 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뉴욕 주민들은 배스킨라빈스 (Baskin Robins) 혹은 콜드 스톤 (Cold Stone)은 1년 내내 운영을 해도 거의 안 가고 여름 시즌에만 운영하는 각 지역에서 유명한 로컬 홈메이드 아이스크림집을 찾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뉴욕의 수많은 쟁쟁한 아이스크림집을 제치고, 글쓴이의 뉴욕 인생 아이스크림 맛집으로 떠오른 곳이 있으니 바로 카유가 레이크 크리머리 (Cayuga Lake Cremery)이다.


와플콘을 굽는 냄새에 홀리듯이 들어간 이 아이스크림집은 1 스쿱의 양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1 스쿱만 시키는 것을 권장한다.


1 스쿱의 양이 어느 정도로 많냐 하면 와플콘을 가득 채우고도 위에 두 스쿱이 올라가는 양이다.


이왜진 1 스쿱...?


카유가 레이크 아이스크림 본점은 뉴욕의 또 다른 작은 도시 인터라켄 (Interlaken)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타카의 Dewitt Mall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와플콘의 끝에는 초콜릿이 채워져 있는 근본 있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Dewitt Mall을 둘러보는데 한 정육점이 눈길을 끌었다.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정육점보다는 많이 작은 정육점이었는데 돼지고기 앞다리살을 찾다가 잠시 내 눈을 의심했다.


"김치... 소시지?"

소시지 안에 배추김치를 넣은 것 같지는 않아 보였고, 김치 시즈닝을 활용해 약간 매콤한 소세지를 만든 듯했다.


이전엔 "김치" 하면 마늘 냄새나는 한국인들을 비아냥 거리는 투로 사용되곤 했다. 실제로 내 동료의 남편은 주한 미국 부대에서 근무한 적 있는데 김치의 마늘 냄새가 너무 안 맞아 지금도 마늘을 안 드신다고 한다.


요즘은 미국 시골에서도 김치 시즈닝이나, "김치" 콘셉트를 미국인들이 다양하게 해석해서 퓨전 음식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져, 더 많은 미국인들이 라이트 한 김치를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상으로 확인하기:https://youtube.com/shorts/5OYWlzngQRg

2. 한국 라면 특집

꼬북칩으로 보는 미국 뉴욕 수퍼마켓 미친 물가에서도 언급했듯, 뉴욕 지역의 유명한 그로서리 마트인 웨그먼스 (Wegmans).


한국과 이역만리 떨어진 이타카 지역의 웨그먼스는 무려 한국 라면 특집을 진행하고 있는 듯, 너구리, 신라면, 불닭, 농심 컵라면 등 한국 라면들을 모두 전면에 배치해 놓아서 깜짝 놀랐다.

이타카는 코넬대학교 및 이타카 칼리지 (Ithaca College) 등 대학교가 경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칼리지 타운'이기 때문에 라면 소비량이 많은 건 이해가 가지만, 일본 라면 그리고 미국 라면 등을 제치고 한국 라면이 전면 디스플레이를 꽉 채운 건 뉴욕 거주 9년 만에 처음 보는 경우였다.


미국 사람들 '맵집'이 좀 늘었나...?


보통 미국 시골 그로서리 마트에서 판매하는 라면이라 함은 곧 일본 라멘, 베트남 쌀국수 등 라면 키트 정도였어서 한국 라면은 한국식 재료 마트에 가야만 살 수 있었기 때문에 유학생, 한인들에게는 희소식임이 분명하다.


한국라면에 대한 접근성은 높아졌지만, 아쉬운 점은 역시 가격. 꼬북칩도 물 건너오며 몸값이 뛰었듯, 신라면 5개입의 가격도 $4.5, 한화 약 6~7천 원 정도가 되며 미국 서민 음식이 되는 걸 거절했다.


한국에서 물 건너온 내 몸값은... 왜...


3. 오픈키친 형식의 파리바게트

코넬대학교 학생은 아닌 분들이 코넬대 기념품을 사고 싶을 때 들리면 좋은 이타카 커먼스 (Ithaca Commons).

코넬 대학교 안에 있는 기념품샵이 아니라 이타카 커먼스에 위치한 코넬대 기념품샵에서는 "코넬"이라고 한국말로 적힌 티셔츠도 만나볼 수 있다.


코넬대 기념품샵 안에는 한국말도 심심찮게 들려왔는데, 그들은 "코넬" 티셔츠를 고르고 있진 않았다.


아무튼, 이타카 커먼스는 한국의 대학로처럼 카페, 소품샵, 식당, 술집 등을 도로 양쪽에 쭉 찾을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 위치한 한식당의 이름은 "Kimchi"인데, "Grill your own BBQ"라며 손님이 고기를 굽는 경험을 마케팅 요소로 사용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장님이 코넬대 출신이신지 똑똑하신 듯하다.

  

한식당 맞은편에는 파리바게트가 위치하고 있는데 이곳의 파리바게트는 본사에서 힘을 좀 준 듯, 오픈키친을 통해 케이크 만드는 것을 구경할 수 있게 해 놓았다.


오픈 키친을 통해 파리바게트가 신선한 재료를 쓴다는 것과 청결하게 만든다는 것을 강조하는 듯했다.


이 전략이 통한 것인지, 동양인뿐 아니라 다양한 인종의 손님들이 이타카의 파리바게트 빵을 즐기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편, 케이크를 만들고 있던 분은 한국사람이 아닌 스페니시가 모국어인 '히스패닉' 분이었는데, 이 전 뉴욕 타임스에서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영업장에서 당하는 히스패닉 사람들의 불공정한 대우에 대한 기사가 생각났다.


이 분은 그런 문제가 없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영상으로 확인하기: https://www.youtube.com/shorts/4FmPqR-8MNg

4. 한국 전쟁 기념비

사실 한국 전쟁 기념비를 포함해 베트남 전쟁 기념비 등 해외 전쟁에서 순국한 미국 병사들을 기념하는 공원 및 기념비는 이타카, 버펄로 등 미국 뉴욕 여기저기서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한국 문화가 지금처럼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기 전, 미국 시골에서는 "한국 (Korea)"하면 "한국 전쟁 (Korean war)" 혹은 "북한 (North Korea)" 할 때 쓰이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지난 몇 년 사이 한국 문화의 영향이 더 커지면서 한국에 가본 적 없는 미국사람들에게도 "한국"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심어지고 있는 것 같아 자랑스러운 마음이다.


나 또한 내가 속한 곳에서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어 한국인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데 조금이나마 일조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영상으로 확인하기: https://www.youtube.com/shorts/s7VEvljTi6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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