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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na Sep 21. 2024

흑인들의 모세, “해리엇 텁맨” 생가에 가다

뉴욕의 진가는 뉴욕 밖에 있다. Auburn

뉴욕 주 웰컴센터에 가면 뉴욕에서 역사적으로 유명한 사람들의 이름이 걸려 있는데, 그중 한 명이 바로 영화로도 만들어진 ‘해리엇 텁맨 (Harriot Tubman)'이다.

해리엇 텁맨이 ‘흑인들의 모세’라고 불리는 이유는 링컨 대통령의 흑인들의 자유를 선언 후, 여전히 노예로 살아가는 자신의 동포들을 지하 철도를 통해 뉴욕으로 탈출시키고 정착을 도왔기 때문이다.

이 분이 돌아가실 때까지 거주했을 뿐 아니라 탈출한 흑인들이 공짜로 머물 수 있었던 집이 바로 뉴욕 주 어번 (Auburn)에 위치하고 있다.


현재 어번 도시에는 감옥이 있어서 별명이 감옥도시 (Prison City)라고 불리는 게 다소 아이러니하달까?

아무튼 해리엇 텁맨의 생애에 대해서는 뉴욕의 중심에서 "인종 차별로부터의 독립"을 외치다 에서 자세히 다뤘으니 이번 포스트에서는 실제로 생가를 방문 후 받은 느낌 및 생가 근처 맛집을 나눠보고자 한다.

Harriot Tubman Home 해리엇 텁맨 생가

해리엇 텁맨이 살았던 오리지널 하우스는 바로 이 벽돌 하우스. 예전에 불이 났었기 때문에 지금은 안에 들어갈 수 없고 외관만 구경이 가능하다.


해리엇 텁맨의 생가 및 뮤지엄은 총 36 에이커 (약 43,560평) 사이즈의 부지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는 노예 폐지론자이자 1839년~1842년 동안 뉴욕 주지사였던 William H. Seward가 해리엇 텁맨에게 아주 좋은 가격에 넘겼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한다.

가이드 투어는 가장 안쪽의 뮤지엄에서 진행되는데, 이 가이드 분이 해리엇 텁맨의 이촌 친척이라고 한다.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는 탓에 생가를 관리할 사람이 없어서 잘 나가던 직장을 관두고 가족이 다 이곳으로 이사 왔다고.


가족 중에 여러 사람의 목숨을 살린 사람이 있다니, 굉장히 자랑스러울 것 같았다.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있으니 미국에서 흑인들에 대한 차별이 어느 정도였는지 더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 예컨대 1899년 당시 해리엇은 간호사들에게 주어지는 연금 (펜션)을 약 $12, 군인이었던 남편은 약 $8을 받았는데, 이는 백인들이 받는 펜션의 일부라고 한다.


흑인들을 향한 이유 없는 공격은 해리엇 톱맨이 돌아가신 이후에도 계속되었는데, 예를 들어 거동이 불편하지 않은 탈출자들이 노동을 통해 운영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 살았던 이 하얀 집은 사람들이 몰래 건물 벽을 뜯어내거나 해서 지속적으로 보수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그래도 이 하얀 집의 경우 내부는 아직 잘 보존이 되어 있어 실제로 1900년대 사람들이 살았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노예이자 여성으로 태어나 2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을 도왔던 해리엇 톱맨은 타이타닉이 침몰한 1912년으로부터 일 년 뒤인 1913년에 생을 마감하고 어번에 묻히게 된다. 그녀가 했던 말 중 글쓴이에게 가장 다가왔던 것은 “나는 사람들이 무시당하는 잡초로 자라왔다 … 자유가 뭔지도 모른 채… 그것을 경험하지도 못한 채 …I grew up like a neglected weed, …  ignorant of liberty, … having no experience of it.”

흔히 “기회의 땅”이라고도 불리는 미국에서 마저도 자유도 없이, 기회도 없이, 미래도 없이 살았다고 하는 것을 들으니, 지금도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음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나에게 주어진 자유와 기회에 감사함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해리엇 톱맨의 생가에 온 김에 근처에서 신선한 재료로 만든 음식을 최고의 가성비로 즐길 수 있는 식당을 소개한다.


구글맵; https://maps.app.goo.gl/SRq4tJkQkZCkH3nC7 

타임스퀘어로부터 걸리는 시간: 4시간 14

Bailiwick Market and Cafe 배일리윅 마켓 및 카페

배일리윅은 흔히 식당이 음식 재료를 농장에서 직수입하는 식당을 일컫는 Farm to Table 식당이다.

처음에는 빨간 농장 하우스 (farm house) 스타일의 외관에 이끌러 들어갔는데, 들어가 보니 높은 층고에, 인테리어도 정겹고 깔끔한 미국 느낌이 물씬 나서 기분이 좋아진 곳이다.

배일리윅의 가장 큰 매력은 신선한 재료로 요리한 음식을 너무 좋은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점. 메뉴에 들어가는 모든 빵들은 매일 식당 내에서 구워낸 빵이고, 드레싱도 시판 드레싱이 아닌 배일리윅이 만드는 드레싱이며 계란도 로컬 농장에서 가져온 자유 방목 달걀만을 사용한다.

가격대의 경우, 점심메뉴는 거의 모든 메뉴의 가격이 $10 이내로 형성되어 있는데, 요즘 미국 물가 치고는 굉장히 저렴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돈을 좀 더 내고라도 스페셜한 음식을 즐기고 싶을 경우, 금요일이나 토요일 저녁에 방문하면 된다. 금요일 및 토요일 6시부터 9시 사이에는 매주 라이브 뮤직을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각 요일에만 주문할 수 있는 스페셜 디쉬가 있다.

그 예로, 금요일 저녁에는 맥주가 들어간 튀김옷을 입혀 튀긴 생선 요리 세트는 약 $16에, 그리고 토요일 저녁에만 주문 가능한 프라임 립 스테이크 세트는 $25에 즐길 수 있다.


더 좋은 것은, 음식 픽업 및 정리를 손님들이 하기 때문에 팁을 꼭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

음식 주문 후에는 배일리윅 내에서 판매 중인 다양한 로컬 상품들을 구경하고 있노라면 이내 곧 음식이 준비되니 기다리는 시간도 즐겁다.

맛있는 식사 후에는 디저트로 신선한 아이스크림을 맛보는 것도 추천한다. 배일리윅 가는 길 옆으로 풀을 뜯어먹고 있는 소들을 쉽게 마주할 정도로 축산 농장이 여러 곳 있기 때문인지 이곳의 아이스크림이 특별히 더 맛있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큰 사이즈, 정겨운 인테리어, 신선한 요리까지, 뭐 하나 빠지지 않는 배일리윅, 혹시 뉴욕주 어번 도시에 들릴 일이 있다면 꼭 방문해 보시길!


구글맵: https://maps.app.goo.gl/18nYUYPXTB8oVcMr9

타임스퀘어로부터 걸리는 시간: 4시간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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