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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간목 May 25. 2023

콩벌레

간밤에 비,

꽃가루는 다 떠내려갔나

보도블럭 위엔 동그랗게

등을 말고 누운 사람 하나

재채기가 나오지 않는다


화단에는 붉은 꽃

머리 위엔 사철나무

한 박자로 흔들리는

사면은 흐린 하늘이다*


바람 많은 오늘

허드슨 강가, 몸을 말고 누운 사람 하나

말하는 잿빛, 당신의 등

- 엔비디아가 애프터에 25프로 올랐대요

- 그래요 세상이 바뀌는군요


들썩이는 등, 부풀고 또 꺼지는

등과 등, 그리고 말하는 등등등 사이

화단에 붉은 꽃

간밤에 비

한 박자로 흔들리는

경계석의 이쪽과 저쪽


계절이 다 떠내려가는

바람 많은 강가

사철나무 뿌리 위에

멈춰 서다 나도 같이

울룩불룩, 숨 쉬고

주춤거리고,

재채기가 나오질 않다



*황동규, “꽃 한 송이 또 한 송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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