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번뜩인 순간

라이킷 15 댓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이린 Dec 15. 2023

위대함보단,
비슷함이 훨씬 더 빛나 보인다

<최소한에서 최대한으로 시현하다 서평>

때로는 위대함보다 비슷함이 존경스러움을 낳는다

또 누군가의 인생에서 역사로 남는 사진이길 바랐다.

대중을 찍는다고 해서 저평가받지 않기를, 증명사진도 가치 있는 일이므로 자부심을 가지고

멋진 사진관 언니로서 사람들의 일생을 기록해 주는 사람이 되기를 염원했다.

그럴 때가 있지 않은가? 분명히 길을 알고, 답에도 확신이 생기는 것 같은데 내비게이션 말고 직접 손을 잡고 목적지를 데려가줬으면 하는 마음 말이다. 내가 독서를 사랑하는 이유는 수백 가지라고 하고 싶을 만큼 큰 몇 가지지만, 비범한 사람들이 가진 말도 안 되는 사고력을 내 호흡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첫 번째였다.

전자책이 한창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필자도 전자책 판매 준비 중에 있습니다) 나와는 너무 다른 사람 말고, 며칠 전 혹은 몇 달 전 비슷했지만 달라진 사람들에게서 배우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전자책을 내려는 나도 생판 모르는 사람의 전자책은 본 적이 없다. 전부 좋아하는 지인분들께서 쓴 전자책을 애정을 가지고 구매했거나, 피드백을 부탁하려 선공개를 해주셔서 읽어왔다. 사실 그때까지도 위에 언급한 매력까지 느껴지진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저자가 되었고, 그 자체로 멋지고 응원이 되고 싶었던 마음이 사실 더 컸다.

그러던 내가 이 매력이 느껴지는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유명한 위인 수준의 저서들 말고, 앞서 얘기했던 대로 나의 손을 잡고 데려가 줄 스승님들이 필요했다. 잠시 인간관계를 떠올려보자.‘석진’이란 사람은 굉장히 유명한 기업의 프랑스 지사 대표이며, 그 사람은 나와의 대화를 즐겨 가끔 문화생활도 함께 해주며 황홀감을 안겨주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까? 어떻게 이런 어휘를 구사할 수 있을까?’ 만날 때마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예리하고 명석한 사람이었다.

반면, ‘진수’란 사람은 석진의 수행비서이며, 그 사람은 나와 비슷한 코드로 잘 맞았으며 늘 재미와 공감을 안겨주었다. ‘얘도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나도인데! 얘는 나랑 말하는 것도 참 비슷해.’ 만날 때마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비슷하고 잘 통하는 사람이었다. 당신은 이 두 사람과 굉장히 친숙한 관계이며 언제 연락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관계다. 그 순간, 당신에겐 삶의 끝일지도 모를 아찔한 경험이 일어난다.

당신은 누가 떠오를 것 같은가? 정답은 없지만, 나는 ‘진수’만 떠오를 것 같다. 목적지에 신속히 도달해야 하는 길을 헤맬 땐, 위대한 한 사람보단 나와 비슷한 모습으로 공감을 줄 사람의 현실적인 조언이 생생하다. 잠시 24p까지 읽는 동안, 그간 읽어왔던 수많은 베스트셀러. ‘원씽’, ‘타이탄의 도구들’, ‘아비투스’ 등 보다도 ‘시현하다’가 한 구절, 구절마다 나의 문제를 선명하게 비춰주었다.

나 같은 평범한 사람도 글을 쓸 수 있는 세상이 가능한 이유 아닐까? 위대한 사람이 더 빛나 보이고, 그 옆에 더욱더 위대한 사람이 빛나 보이는 세상이어도, 진짜 나에게 필요한 메시지를 찾아 나서게 될 땐 위대함보단 비슷함이 훨씬 더 빛나 보인다. 이 비슷함 속에서 위대함을 키워내고, 그 위대함은 또 다른 비슷함을 만들어 그다음의 위대함으로 나아갈 것이다. 지금 나에겐 나와 생각이 비슷하며 나의 고충을 뚫고 나간 이 사람의 글이, 이 순간에 세상에서 제일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