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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린 Dec 28. 2023

누가 시키지 않아도 꾸준히 해온 일을 전부 적어보렴

<인생템을 쉽게 찾는 가장 간단한 방법>

나만의 꾸준한 일이 있으신가요? : )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과 용돈을 합쳐 DSLR 카메라를 구입하고 학교 친구들을 찍어주었다. 이 일은 나에게만 주어진 특별한 임무 같았다. 점점 사진을 인화해서 편지와 함께 전달하는 일이 일상이자 소소한 행복이었다.

-  최소한에서 최대한으로 시현하다 -


시키지 않아도 꾸준히 해온 일


'간디 학교'라는 곳은 핵심을 스스로 짚게 만들어주는 학교 같다. ‘길 찾기 수업’이란 명목하에 ‘진로 상담’을 진행한 것 같다. 질문이 가장 단순하지만 가장 답하기 어려운 말이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꾸준히 해온 일을 전부 적어보렴. 학교를 나간 일, 수업을 들은 일 전부 등등”


이에 따라 시현 대표님의 답변은 사진 찍어주기, 포토샵, 싸이월드 콘텐츠 올리기 등등 전부 하나로 귀결되는 일들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책을 읽으면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보다는 ‘나는 어땠었지?’라는 건강한 비교를 하게 되었다. 비교는 비교지만, 또 다른 나를 탐구하는 일이기에 무척이나 건강하다고 감히 자부한다.






음악을 25년 해온 나로서, 누군가 시켜서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물론 연주하기 싫은 음악은 시켜서 해왔겠지만 음악 자체에 대한 길을 오롯이 내가 택하고, 나 혼자서 묵묵히 온 길이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을 발견했다. 시현 대표님은 그 일에서 사명감만 느낀 것이 아니라 이타심까지 느끼셨다.



나는 어땠을까? 나의 음악적 능력을 인정받는 것은 당연히 좋았다. 하지만, 좋을 뿐이지 설레거나 황홀할 정도의 특별한 마음은 아니었다. 건반을 전공했지만, 작곡으로 전향한 이유도 하나였다. 단지 무대에서 보컬들을 빛내주는 서브 역할이 하기 싫었다. 어린 시절 철없던 생각이었을지 모른다. 암암리에 잡혀있는 주목받는 서열이 있었다. 대중과는 다른 포인트다. 첫 번째는 가수가 아니라 작곡가다. 작곡가 다음으로 보컬. 보컬 다음으로 공연 세션맨이다. 소위 말해 가수의 백댄서가 되고 싶지 않았다는 속 좁은 마음이었다.






그럼 지금은?


정말 감사한 사실이 있다. 과거를 돌아보면, 꾸준히 시키지 않아도 해온 일은 '드라마, 영화의 OST'를 귀로 듣고 연주한 것이다. 게임처럼 해왔기에 그것은 순수한 즐거움이었다. 이 재능은 학원 선생님으로부터 차단을 당했었다. 가만 보면 악보를 못 보던 연주자였기에 피아노 자체를 아꼈고, 즐겼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악보가 없이 음악을 먼저 만드는 작곡가가 되었다. 이후에 만드는 악보도 온전히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 나가는 매력적인 직무가 되었다. 그럼 이게 시현 대표님의 사진관만큼 인생템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쉽게도 전혀 아니다. 이타심이라면, 작품에 누가 되지 않고 작품을 살리겠다는 마음에서 기인하는 정도였다. 즉, 연출 감독님이 시키지 않는다면 난 작업을 할 이유를 찾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내가 느끼기에도 직업을 잘 메꾸어가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 이유'자체로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독자님은 어떠한가? 시키지 않아도 꾸준히 해온 일이 있는가?






인생템은 적어도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하려는 일, 하고 싶은 일이며 동시에, 이타심이 사명감으로 발휘되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간디의 철학에서 표현된 소재가 '인생템'이었다. 그 책의 저자는 간디의 '비폭력 주의'가 그의 인생템이었다고 전했다. 이를 보고 나의 인생템은 확실히 '음악감독'만이 아님을 직시할 수 있었다.


등 떠밀리지 않고 오롯이 내가 하고 있는 일. 현재에 감사하게도 집필이다. 콘텐츠 창작이다. 심지어 돈을 받지 않는데도 이 가치 전달을 하며 여러 차례 희열을 느낀다. 최근 작가로서의 사명감이 점점 강해져 나의 글 공간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여러 플랫폼을 통해 전부 다른 소재를 나눈다고 해도, '자아실현' 하나의 기록으로 귀결시킬 것이다.


이 글도 독자님 스스로를 돌아보도록 돕기에 충분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나의 인생템은?
진심으로 소통하고, 기록하여 감동을 주는 것




p.s 한 때 내가 수만 명에게 들어왔던 말이 있다.

"너는 음악을 꾸준히 하는 게 대단해."

나는 이렇게 답하곤 했다.

"음악밖에 못해서 이것만 하고 있는 거야."

...

진짜였다. 음악에 대한 사랑 때문이 아닌 그저 다른 사랑을 발견하지 못했던 것뿐이었다. : )





끝난 줄 알았지만, 끝이 아닌 글.

인생템에 대해 제가 많이 진심인가봐요. 여기서도 언급을 했었네요.

나이키의 영웅, 소니의 인생템이 궁금하시다면 들러주세요 : )


https://brunch.co.kr/@reviewrental/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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