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링크에서 배운 무게 중심을 잡는 법, 자세를 낮추는 법은 단지 아이스링크장 만이 아니라 삶으로 연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록으로 남긴다.
중심을 잃고 흔들리는 그 순간에 자세를 낮추고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이미 모두 알고 있는 이 의미를 엉덩방아 제대로 찧고 나서 찐으로 알았다.
지난 주말 아이들과 아이스링크장을 다녀왔다. 아이스링크장 하면 단연코 롯데월드 아이스링크를 빼놓을 수 없다. 좀 올드한 추억이지만 남편과 연애 시절 첫 손을 잡았던 곳이 바로 이 아이스 링크장이었다. 아이들도 그 추억을 함께해 줄 것이라는 기대로 아이스링크장에 가자고 제안했다. 그랬더니 딸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근데.... 가까운 곳에 아이스링크장 없나?”
이제 본인의 생각이 자란 아이들은 엄마가 하자는 대로 그냥 따라주지 않는다. 그래서 또다시 제안했다.
“그래? 그럼 가까운 곳에 있는지 찾아보고 알려줘~”
이렇게 해서 가게 된 곳이 바로 유앤아이센터 빙상장이었다. 가까운 곳에 이렇게 좋은 곳이 있다니 딸의 검색 능력에 놀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신나게 스케이트를 타던 아들이 갑자기
“그만하고 싶어. 집에 가자!”
무엇 때문인지 말하지 않고 감정에 충실한 F형 아들의 한마디에 순간 많은 생각이 지나갔다. 분석하는 엄마,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우선인 T형인 엄마가 마음을 읽으려고 노력했다.
“그래, 지금은 그만하고 싶구나. 누나랑 아빠 오시면 얘기하자. 기다리면서 생각이 달라지면 얘기해 줘.”
지난 1년 동안 부단히 노력해왔던 "반영"의 순간이었다. 그동안 쉽게 내뱉었던 충고, 평가, 판단을 버리고 그 순간 아이의 말을 반영해 주었다.
우리 아이는 견디고 이겨내는 힘을 분명 가지고 있기에 내 생각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것. 아이의 현재 생각과 느낌을 그대로 수용하고 인정하면서 아이의 말을 다시 한번 그대로 반복해 주는 것.
한참 후 아이의 입에 나온 첫마디는
“다시 해 보자!”
아이에게서 이 말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마음의 여유가 아주 조금 생겼음에 감사한 시간이었다. 스스로 내면을 다스리는 힘을 가진 아들에게 감사했다. 벽을 잡고 천천히 한 바퀴 돌았던 첫 바퀴, 조금씩 용기 내어 스스로 돌아본 세 번째, 네 번째 시도
집에 돌아온 아이들은 아이스 스케이트가 꽤 재미있었나 보다. 저녁 먹고 다시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겠다며 나갈 준비를 했다. 긴긴 방학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나 고민이었는데 다음 주에 또 가자고 하니 할 일이 하나 추가되어 감사한 하루였다.
자기 전 아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아까 엄청나게 엉덩방아를 찧었던 모양이다. 정말 많이 넘어져서 옷도 다 젖었다. 운동신경이 발달한 아들이지만, 스케이트장에서는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은 것 같았다. 나도 아들 손잡고 같이 타다가 엉덩방아를 찧었는데 어찌나 아프던지 이대로 엉덩이뼈가 부서진 줄 알았다. 넘어져 보니 아들이 그때 한 말이 진심으로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었다.
'아, 스케이트고 뭐고 이대로 집에 가고 싶다.'
딸의 정보 검색 능력으로 알게 된 유앤아이센터 스스로 타는 법을 터득하는 아이들 한 템포 쉬며 반영하는 법을 실행해 본 날 피곤한 주말에도 아이들과의 시간을 선택해 준 남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