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브루타를 어떻게 시작하지? 고민하고 있을 엄마, 아빠에게 이미 하브루타를 시작하고 있었음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아이들과 동화책을 읽어주는 그 시간이 바로 하브루타의 시작이다.하지만, 하브루타를 시작하고자 하는 엄마의 마음을 먼저 살펴보기를 바란다. 그 이유가 아이의 생각을 함께 들어보고 이야기 나누고 싶은 마음인가? 그렇다면, 아이를관찰하고 아이의 생각을 경청해야 한다.아이가 지금 책을 읽을 만한 상황인지, 흥미를 가지고 있는지 관찰한 후, 가장 자연스럽게 아이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될 수 있도록 경청하는 것이 하브루타의 시작이다.
하브루타는 이미 생활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함께 하고 있다. 다만, 그것에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서 좀 더 풍성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실천하고 있는 방법 중 가장 쉬운 출발은 그림동화이다. 짧고, 쉬우며, 많은 생각거리를 남겨주는 그림동화는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던져 준다. 어떻게 아이들과 그림동화를 읽고 있는지 간단히 소개한다.
▣ 읽기 전 : 무슨 내용일까?(표지 살피기)
이지은 작가님의 <친구의 전설>을 함께 보게 되었다.
“어? oo의 전설이라~. 비슷한 것 봤던 것 같은데, 이름이 기억 안 나네.”
“아, 팥빙수의 전설이랑 비슷한 것 같아.”
한 작가의 다양한 그림동화를 같이 읽다 보니 그림이나 작가를 보고 맞추는 재미가 있다. 언제나 대답의 기회는 아이들에게 양보한다. 가장 먼저 책 표지와 뒤표지의 그림을 살피는 것은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는 열쇠이다. 아이들은 표지에서 많은 것을 발견하고 책 속 흥미를 이어간다.
“둘이 서로 바라보는 표정이 어때 보여?”
“어? 호랑이 색이 달라졌어.”
엄마는 표정에 집중하지만 아이는 색깔을 발견한다. 아이의 관찰과 생각은 모두 옳다. 왜 질문한 것에 대답하지 않느냐가 아니라, 아이의 시선을 따라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 읽는 중 : 나는야 개그우먼! 오버는 필수!
책을 읽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을 때 책 속으로 들어간다. 주인공 역할을 하면서 대화를 읽기도 하고, 한쪽씩 번갈아 가면서 읽기도 한다. 그것도 귀찮아하면 그냥 엄마가 읽는다. 그림동화는 아이들보다 내가 좋아하는 나의 당 충전 시간이다. 책을 읽을 때는 최대한 옥동자를 떠올리면서 실감 나게 읽는다. 개그맨 정종철이 읽어주는 그림동화는 정말 리얼하다.
'아이들아, 미안하다. 엄마는 개그우먼의 소질이...'
그래도 신나게 오버하면서 읽는다. 나의 당 충전 시간으로~!!
▣ 읽은 후 : 책을 덮고도 생각나는 명장면은?
다 읽은 후, 이제 주인공은 아이들이다. 엄마의 교훈적인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들리지 않는다. 아이들의 기억 속에 남는 그림, 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물론, 이 과정을 생략해도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생각이 자라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
나는 이 명장면을 고를 때, 서로 생각을 들을 수 있어서 좋다. 각자 기억에 남는 장면과 이유가 달라서 이야기를 듣는 재미가 있다.
딸이 선택한 명장면
“아련해. 서로 바라보는 눈빛이”
아들이 선택한 명장면
“후~!! 하고 불어서 속이 시원해. 떠나보내서 아쉽지만..”
아빠가 선택한 명장면
“반짝이는 민들레 씨앗이 기억에 남아.”
엄마가 선택한 명장면
“저 많은 민들레들도 친구의 전설 하나쯤 가지고 있을까?”
마지막으로 책을 덮으면서 작가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은 이지은 작가가 15년간 함께 했던 반려견 무탈이가 세상을 떠난 후, 무탈이를 생각하며 만들어진 동화책이다. 우리 집 반려묘 다솜이를 떠올리며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반려동물의 생애가 사람보다 짧기에 더 많이 아껴주고 사랑해 줘야 한다는 생각이 이른다.
어린 시절 아빠와 함께 책을 읽던 희귀본 사진이 블로그에 저장되어 있었다. 보물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아직 어린아이를 키우고 계신 엄마, 아빠님~!
저에게 육아 시기는 먹이고 입히고 재우느라 많이 힘들게만 느껴졌어요. 그런데 어느덧 초등학생이 되어 있더라고요. 그때 육아 선배님들께서 들려주셨던 그 말을 다시금 떠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