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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전 Feb 11. 2022

준비되었다면 쉬운 것부터 (친구의 전설)

생활 속 하브루타


하브루타를 어떻게 시작하지? 고민하고 있을 엄마, 아빠에게 이미 하브루타를 시작하고 있었음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아이들과 동화책을 읽어주는 그 시간이 바로 하브루타의 시작이다. 하지만, 하브루타를 시작하고자 하는 엄마의 마음을 먼저 살펴보기를 바란다. 그 이유가 아이의 생각을 함께 들어보고 이야기 나누고 싶은 마음인가? 그렇다면, 아이를 관찰하고 아이의 생각을 경청해야 한다. 아이가 지금 책을 읽을 만한 상황인지, 흥미를 가지고 있는지 관찰한 후, 가장 자연스럽게 아이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될 수 있도록 경청하는 것이 하브루타의 시작이다.


 하브루타는 이미 생활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함께 하고 있다. 다만, 그것에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서 좀 더 풍성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실천하고 있는 방법 중 가장 쉬운 출발은 그림동화이다. 짧고, 쉬우며, 많은 생각거리를 남겨주는 그림동화는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던져 준다. 어떻게 아이들과 그림동화를 읽고 있는지 간단히 소개한다.     

             



▣ 읽기 전 : 무슨 내용일까?(표지 살피기)     

이지은 작가님의 <친구의 전설>을 함께 보게 되었다.     

  “어? oo의 전설이라~. 비슷한 것 봤던 것 같은데, 이름이 기억 안 나네.”

  “아, 팥빙수의 전설이랑 비슷한 것 같아.”     

한 작가의 다양한 그림동화를 같이 읽다 보니 그림이나 작가를 보고 맞추는 재미가 있다. 언제나 대답의 기회는 아이들에게 양보한다. 가장 먼저 책 표지와 뒤표지의 그림을 살피는 것은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는 열쇠이다. 아이들은 표지에서 많은 것을 발견하고 책 속 흥미를 이어간다.


  “둘이 서로 바라보는 표정이 어때 보여?”

  “어? 호랑이 색이 달라졌어.”

엄마는 표정에 집중하지만 아이는 색깔을 발견한다. 아이의 관찰과 생각은 모두 옳다. 왜 질문한 것에 대답하지 않느냐가 아니라, 아이의 시선을 따라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읽는 중 : 나는야 개그우먼! 오버는 필수!     

책을 읽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을 때 책 속으로 들어간다. 주인공 역할을 하면서 대화를 읽기도 하고, 한쪽씩 번갈아 가면서 읽기도 한다. 그것도 귀찮아하면 그냥 엄마가 읽는다. 그림동화는 아이들보다 내가 좋아하는 나의 당 충전 시간이다. 책을 읽을 때는 최대한 옥동자를 떠올리면서 실감 나게 읽는다. 개그맨 정종철이 읽어주는 그림동화는 정말 리얼하다.

  '아이들아, 미안하다. 엄마는 개그우먼의 소질이...'

그래도 신나게 오버하면서 읽는다. 나의 당 충전 시간으로~!!   

  

읽은 후 : 책을 덮고도 생각나는 명장면은?     

다 읽은 후, 이제 주인공은 아이들이다. 엄마의 교훈적인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들리지 않는다. 아이들의 기억 속에 남는 그림, 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물론, 이 과정을 생략해도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생각이 자라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     

나는 이 명장면을 고를 때, 서로 생각을 들을 수 있어서 좋다. 각자 기억에 남는 장면과 이유가 달라서 이야기를 듣는 재미가 있다.                    

딸이 선택한 명장면

“아련해. 서로 바라보는 눈빛이”                             


아들이 선택한 명장면

“후~!! 하고 불어서 속이 시원해. 떠나보내서 아쉽지만..”                        

아빠가 선택한 명장면

“반짝이는 민들레 씨앗이 기억에 남아.”     


엄마가 선택한 명장면

“저 많은 민들레들도 친구의 전설 하나쯤 가지고 있을까?”    

           

마지막으로 책을 덮으면서 작가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은 이지은 작가가 15년간 함께 했던 반려견 무탈이가 세상을 떠난 후, 무탈이를 생각하며 만들어진 동화책이다. 우리 집 반려묘 다솜이를 떠올리며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반려동물의 생애가 사람보다 짧기에 더 많이 아껴주고 사랑해 줘야 한다는 생각이 이른다.     






어린 시절 아빠와 함께 책을 읽던 희귀본 사진이 블로그에 저장되어 있었다. 보물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아직 어린아이를 키우고 계신 엄마, 아빠님~!

저에게 육아 시기는 먹이고 입히고 재우느라 많이 힘들게만 느껴졌어요. 그런데 어느덧 초등학생이 되어 있더라고요. 그때 육아 선배님들께서 들려주셨던 그 말을 다시금 떠올립니다.      

“많이 사랑해 주고 예뻐해 주세요.”        



            

“육아, 가장 귀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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