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난나 Jun 12. 2023

그래도 다시 한 번, 우울할 땐 뇌과학

2023년 5월의 지금 나의 관심사 | 우울할 땐 뇌과학 (앨릭스 코브)

책속의 말

사람들은 모두 동일한 뇌 회로를 갖고 있으므로 우울증에 걸렸든, 불안증에 걸렸든, 어딘가 아프든, 그냥 잘 지내고 있든 누구나 똑같은 신경과학을 활용해 자기 삶을 나아지게 할 수 있다. 사람의 뇌는 긍정적인 피드백 시스템이다. 아주 미세한 변화 하나로도 충분히 효과를 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p. 17)
자신의 뇌가 하는 행동 중 정말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겠지만 그건 단지 진화의 결과일 뿐이다. 그리고 대개는 그렇게 행동하는 합당한 이유가 있다. 예컨대 때로는 조금 불안한 것이 유익할 때가 있다. 뭔가 어리석은 짓을 할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의미이기도 하니까. 그리고 때로는 죄의식을 느끼는 것이 좋다. 적어도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입힐 가능성이 줄어드니 말이다. (p. 56)
100퍼센트 항상 성공만 할 수 없고, 대부분 성공하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자기 자신에게 화를 내봐야 뇌를 다시 길들이는 과정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려 방해만 된다. 이런 좌절감이나 자기비판은 스트레스의 원천이며 다시 옛 습관을 반복하게 만들 가능성을 키운다. 변화의 열쇠는 우리가 마음먹은 대로 습관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찾아온다. 그 특별한 순간이 바로 전전두피질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며 우리에게 목표를 상기시키고 다시 시도하라고 말해줄 절호의 기회다. (p. 207)



여러 번 들어본 이야기도 설득력 있게 하는 방법

이 책의 구조는 1부와 2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에서는 우울증이란 무엇인지, 뇌의 구조를 간단하게 설명한다. 우울증에 걸린 것은 뇌에 흠이 생긴 게 아니라 단지 우울 패턴의 촉발임을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는데, 이 우울 패턴의 촉발을 저자는 ‘하강나선’에 빠져든다고 표현한다. 사람마다 뇌 회로가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사람마다 빠져들기 쉬운 하강나선이 다르고, 그 말은 즉 우울패턴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상승나선도 다르다는 뜻이다. 저자는 1부에서 뇌 회로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우울증의 하강나선을 유발하는지 설명하고, 그것을 상승나선으로 밀어올릴 수 있음을 분명히한다. 1부에서 설명한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2부에서 상승나선으로 밀어올리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는데, 예를 들어 운동, 결정 내리기, 적절한 수면, 습관의 변화, 바이오 피드백, 감사의 힘 같은 것이다. 사실 이것을 모르는 사람도 있을까? 운동을 하면 좋다던가 적절한 수면이 필수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실제로 많은 이가 시도를 하고 실패를 했던 것도 이 과정이리라. 다만 이 책은 1부에서 뇌 과학적 근거를 탄탄하게 쌓아놨기에 2부에서 방법을 제시할 때 설득력을 강화한다. 그 수많은 근거는 시도해서 나쁠 것 없겠다는 심리적 장벽을 낮춰주기도 한다. 2부는  1부보다 더 실용적인 ‘방법’ 위주인데, 바로 시도해봐도 좋고, 워크북이 따로 출판되어 있으니 그것을 참고해도 좋을 듯하다.


우리의 뇌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위안을 받은 부분은 우리의 뇌가 고정된 게 아니라 변화할 수 있다고 한 점이었다. 나는 하강나선에 쉽게 빠져드는 것만 같다. 원래 이렇게 태어났기 때문에 변하기 힘들 거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우울 패턴에서 아주 작은 회로를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하강나선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인간의 뇌는 어떻게 보면 취약해보이지만, 어떻게 보면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희망을 준다. 특히 자책의 굴레에 빠지기 쉬운 우울증 환자들에게 이 책은 당신이 잘못된 게 아니라 진화의 결과인 경우가 많으며, 설령 지금 잘못되었다고 느꼈다고 해서 평생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게 아니라, 충분히 변화할 수 있다고 거듭해서 말한다. 가끔 모든 나쁜 것들이 영원할 것 같을 때 그렇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해주는 이가 필요하다. 그게 친구가 될 수도 있고 가족이 될 수도 있고 혹은 전문의나 심리상담가가 될 수도 있지만 이 책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게 필요해서 읽기 시작한 이들에게는 결국 본인이 이끌어 낸 것이지만, 적절한 타이밍의 말이 될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