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싱어, 될 일은 된다.
첫 번째 독자에게 받은 쪽지.. 내 마음은 갈대라서 지난 이틀 출판과의 담쌓기에 들어갔었다. 관계치료의 대가 가트맨박사는 부분끼리 대화방식을 분석하고 대화의 네 가지 독과 해독제를 만들었다. 그중에서 담쌓기는 상대의 말에 대꾸도 않고 무시하는 행동이다. 말 그대로 담을 쌓는 것이다. 담쌓기는 비난, 방어의 말 다음에 경멸보다도 다음 순서이기도 하다. 한두 번의 마음 상하는 일로 담쌓기를 하지는 않는다..
출판사로부터 메일이 이래 저래 10~20건 정도가 왔다. 나의 예상대로는 처음 보낸 30곳과 연결이 안 되면 다음 리스트를 뽑아 50곳을 보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막상 거절의 메일들을 받고 보니 점점 마음이 상했다.
처음에는 비난하다가...
출판방향과 안 맞고 여력이 없어서 못한다는 말들에...
뭐가 없어.. 여력이 없긴 뭐가 없어... 비난을 했다가...
이번 기획이 별로였나, 다른 초고가 더 있으니 변경해 볼까.... 방어도 했다가... 경멸도 했다가..... 이내 마음을 닫았다...
그래 그만두자... 안 하고 말지 뭐.. 말해 뭐 해!! 담쌓기의 과정이다. 그렇게 상대는 알지 못하는 담쌓기를 이틀 했었다. 바쁜 일상은 담을 쌓는 것에 무리도 없었다. 별로 마음을 두지 않았고 일상을 보냈다..
그러다... 첫 독자의 쪽지를 받았다... 초고를 완성하고... 출판사에 보내며 지인 5명에게 초고를 프린트해서 주었다. 첫 독자인 셈이다.. 보여주기가 참 어렵던데.. 그럼에도 가볍게 어떤지 보라고 하며 건넸다.. 이런저런 메모가 적힌 초고를 다시 받았다. 중간중간 표시된 것과.. 중간중간 써 놓은 메모들을 보며... 오늘은 또 그렇게.. 타인의 손에 밀려 한걸음을 떼었다.....
고쳐쓰기 tip
담쌓아질 때.. 냉담해질 때... 답이 있나? 그냥 사는 거지.. 우선 일상을 잘 살아봐야지.. 시간이 약이야..라는 진리를 믿어보며 그러다 우연히... 정말 우주의 기운으로 내 힘이 아닌 누군가의 힘에 의해 한걸음을 가게 된다... 는 모호하지만 확실한 진리도 또 믿어보는 것...
될 일은 된다.. -마일클 싱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