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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오 Nov 14. 2021

잃어버린 과일을 찾아서

당도만 높아지는 과일들


우리집 밭에서 직접 키운 딸기들




 요새 과일이 너무 달다는 생각을 한다. 이미 개량을 지속하며 당도는 계속 올라가고 있는데, 이젠 눈이 번쩍 뜨이도록 새콤한 귤, 토마토 같은 과일을 만나기는 무척 어렵다. 시장에 가도 마찬가지다. 애플 파이를 만들기 위해 가장 좋은 종인 신 홍옥을 구하려고 해도 쉽지가 않다.


과일이 달아지는 이유는 분명하다. 사람들이 단 것을 좋아하고 점점 그 맛을 추구하는 까닭이다. 그러나 건강을 생각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과일의 당분 정도를 뜻하는 브릭스 brix가 1 올라갈 때마다, 100g 중 당분이 1g 더 들어가니 10브릭스 안팎인 탄산음료보다 달다. (참고로 샤인머스캣만 해도 20브릭스가 넘어간다.)


이렇게 당을 섭취할 경우, 당 성분이 잉여로 남게 되고 글라이코젠 (글리코겐) 이 되어 간에 저장된다. 저장된 글라이코젠은 중성지방이 되고, 결국은 체지방만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과일이 달아지면서 이것이 가지고 있던 여러 종의 독특한 특징들이 사라지고 있다. 결국 덜 달고 더 시고, 더 섬세한 맛의 과일은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개성을 모두 잃고 더는 볼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는 품종의 다양성만 없어지는 것이 아니며, 직접적으로 타격이 오는 것은 역시 섭취하는 사람의 몸이다.


요시나가 후미의 <어제 뭐 먹었어> 의 주인공은 이렇게 말한다. "어제까지 먹은 것이 오늘의 나를 구성한다" 고. 건강과 미래를 생각한다면 단 과일이 맛있고 좋기만 한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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