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을 읽고
"시간 가는 게 아까울 정도래!"
자주 드나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추천받은 넷플릭스 시리즈를 소개하면서, 아내는 그렇게 말했다.
박준의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을 한참 읽다가, 나는 문득 아내와 나눴던 그 대화를 떠올렸다. 한 장씩, 책장이 넘어가는 것이 아깝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평소 책 읽는 속도가 빠른 편이지만 천천히 또 천천히, 그야말로 아껴가며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을 읽어 나갔다.
엄중한 깨우침이나 절절한 감상 대신 낮게 엎드려 자기 자신을 톺아보는 데 집중하는 박준의 글과 그것이 품고 있는 감성이 좋다.
그의 다음 글들을 하루빨리 만나볼 수 있기를, 팬의 마음으로 기다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