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예경 Jan 26. 2023

<일 포스티노> 영화

영화 감상 및 분석




<일 포스티노 IL POSTINO>




 제목인 ‘일 포스티노’의 의미가 궁금해 검색해 본 결과, 이탈리아어로 '집배원(Postman)'이라는 뜻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영화는 순박한 집배원인 ‘마리오’가 유명한 시인인 '파브로 네루다'에게 편지를 배달해 주는 이야기입니다. 마리오는 그 과정에서 자신의 순수한 자아를 발견하며 시인으로 성장하게 되는 것이 주 스토리 라인입니다.


영화 속 마리오는 가상의 인물이지만, 파블로 네루다는 실존 인물입니다. 파블로 네루다는 1924년 소박한 표현과 내면세계를 추구한 연애 시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습니다. 이후, 스페인 내전을 겪으며, 그는 사회의식을 각성하고 민중에 대한 애정을 담은 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에게 시란, 민중과 소통의 통로이었고, 그렇기에 ‘민중 시인’이라는 별칭이 붙었습니다. 그는 이후, 공산당에 가입했는데, 독재자 곤살레스 비델라의 탄압으로 도피와 망명길에 오르는 고초를 겪었습니다.


이 영화는 그가 망명길 속에서 허구의 인물인 마리오와 조우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둘의 만남 속에서 우정과 사랑, 성장 이야기가 아름답게 전개됩니다.



 마리오는 어부의 아들로 태어나, 문학 교육을 받지 못했기에 시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무지하고 가난한 청년의 내면은 열정과 순수로 그 누구보다도 더 빛나고 있었습니다. 마리오를 연기한 마시모 트로이시 배우의 선한 눈빛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의 진중한 목소리도요.


파블로 네루다는 그의 진면목을 알아보고 그가 시인의 자아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 모습은 꼭, 마치 영화가 “우리는 모두 잠재적 시인이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마리오가 변할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나폴레옹의 말처럼, 글에는 힘이 있습니다. 인간의 관념과 사고를 일순간에 바꿀 수 있는 힘. 그리고, 영화는 시의 힘을 보여줍니다. 시는 영화 속 등장인물인 마리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도 그 안에 잠재된 뜨거운 이성과 감정이 발현되게 합니다.




“사랑에 빠지게 되면 누구나 시를 쓰게 되고 세상이 아름다워진다”


라는 대사처럼, 아름다운 시가 한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끼치는 과정을 면밀히 담아내어 영화 속 모든 장면이 한 폭의 시처럼 어우러져 아름다웠습니다. 시가 영화고 영화가 곧 시인 느낌이라 할까요.


영화 시작 전, 교수님께서 문학도라면 꼭 봐야 할 영화라고 하셨는데, 그 말씀을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에 가슴이 따뜻해지고 먹먹해지는 게, 흔한 한국의 신파 영화와 달리 감동을 쥐어짜지 않고, 그냥 물 흐르듯 아득한 여운을 주는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시와 은유가 사라져 가는 각박한 현실에서 이 영화는 오래오래 제 마음에 남을 것 같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영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