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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콜라나무 Nov 03. 2023

숨이 막히면 크게 한숨 쉬기

전화벨만 울려도 깜짝깜짝 놀래고

심장에서 북소리가 나는데

재심 건너뛰고 행정심판을 청구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답변서를 보니

모든 문제행동의 원인이 나였다고 소설을 썼다.

신체접촉도 없었다며 강제전학조치를

취소해 줄 것을 청구한 것이다.


소름 끼치고 비열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에

숨이 막히고 손과 목소리가 떨렸다.

병원에 방문하여 2차 폭행을 당한 듯했다고 말했더니,

전문의는 휘둘리면 안 된다고 하셨다.


답변서를 읽고 수정하고, 추가하고, 다시 고치면서 기억하기 싫은 그때의 장면들을 억지로 떠올려야만 했다.

전문의는 답변서 작성이 주가 되면 안 되고 부가되어야 한다며, 고통스러우면 미루고 다른 일에 몰두하라는 조언을 하셨다.


부탁한 학교도 마찬가지겠지만 난 하루빨리 해결이 되어야 내가 숨을 쉴 수 있기에 내 모든 시간을 투자해 정성을 다해 기각 유를 써 내려갔다.


수업시간에 교내를 마음대로 돌아다니고, 교장실에서 난동을 부리고, 교무실에  들어가 교사들에게 욕하며 나가라고 하면 출입문을 발로 차고, 식판을 내려쳐 밥 먹는 학생들에게 공포감을 주며, 여학생을 때리고, 거짓말을 일삼고,  급식 먹을 때만 일시적으로 깨어났다가 조퇴하고, 수업시간에 소화기를 들어 위협하며.....


이 사건 이전부터 학부모를 통해 문제 해결을 시도하려 할 때마다 바쁘다는 핑계로 내교하지 않고, 심지어 경찰서를 가길 꺼려해 담임교사에게 대신 방문해 달라고 하는 등 자녀에 대한 무한 책임을 다하지 않는 학부모가 행정심판을 청구한 것이다.


보통 행정심판이 2~3개월 걸리고 집행정지를 신청하면 앞으로 11월~12월 동안 전학을 안 보내고 겨울방학 후 졸업이니 시간을 벌려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선생을 폭행해도 학교는 자신을 건들지 못한다는 것을 전교생에게 보여주고 우위에 있음을 선포하고 싶었을 것이다.


한숨을 내쉰다.


내 몸 안의 공기들이 밖으로 나올 때 나는 간절히 바란다.

제발 유독한 찌꺼기들이 빠져나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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