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문해 학교 생활

by 콜라나무

2012년 12월 30일 맑음

빠르게 가는 세월이다. 한글반에서 수업을 끝내고 걸어서 집에 오면 힘이 다 빠져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하지만 나는 한자라도 더 익혀야 한다는 생각에 힘들다는 생각은 어디론가 살아져 버리곤 하였다. 그렇게 익힌 한글은 나에게 늙은 고목에서 새싹이 돋아남 같은 젊음과 용기를 준다. 이렇게 배우면 되는 것을 왜 학교만 가지 못했다며 세상에 태어남을 후회했을까.


2014년 6월 8일 수요일

한글을 배우면서 받아 쓴 첫 수업 날이다. 오늘 100점. 기분이 좋다.

한 자 한 자가 나에게는 소중하고 소중하다.

많은 연습 끝에 100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한 자 한 자 받아쓰면서 마음 졸였던 100점.

언제까지 받아만 쓰고 있을지가 궁금하다. 열심히 해야지. by Ysj


어머니 인생에 가장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성인 문해 학교에 입학 후 책가방도 사고, 학용품도 사면서 엄마는 기분 좋은 설렘과 함께 들떠있었다. 이때부터 엄마의 삐둘삐둘한 글자체가 예뻐지기 시작했다. 받침 오류도 많이 개선되기 시작했고, 품었던 속 마음 글들이 쏟아지기도 하였다. 그런데 당신에게 가장 기쁨이었던 학교생활을 그만두셨다. 딸이 지원하는 학비를 받기 어려워하셨다. 완강하신 엄마를 더 이상 설득할 수 없었다. 당신의 소망을 또 접는 순간이었다. 자식들을 위해서 늘 희생만 하신 엄마는 단 한 번도 이기적일 수는 없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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