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혐오
망했다. 망해버리고 말았다.
여태 쌓아온 나의 이미지라던가 그런 것과 함께 참을성마저 바닥나버렸다. 사람들과 잘 지내려면 응당 참아야 될 여러 덕목들이 있을 테지만 더는 그렇게 못하겠다. 그렇게 못해도 문제다. 마음이 마치 장마에 진흙탕처럼 돼버리기 때문이다.
웃긴 상황에서 삐죽 혐오가 튀어나와 웃으려던 얼굴 근육이 어색해져서 더는 웃을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많은 것들이 지루하게 느껴지고 예전처럼 흥미가 가지 않는다. 이럴 때면 헤어진 연인의 말이 생각난다. “나랑 헤어지면 사는 게 재미없을걸” 저주인지 예언인지 모를 말이 한데 적중한다. 한숨은 늘고 활기는 잃고 그리움만 자꾸 커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