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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민 Dec 13. 2024

아프리카여행기(51)

분명 나쁘지 않은데 조금 이상한 하루

오늘은 비행기를 30분 타고 랄리벨라로 도착했다

곤다르까지 잘 터지던 휴대폰이 신호가 안 잡힌다

내가 산 통신사가 여기서는 서비스를 안 하는 모양이다

데이터가 없으니 뭔가 답답하고 무언가 없는 느낌이다

도착을 하여 가이드를 찾는데 내 가이드는 호텔에서 기다린다며 봉고차를 태운다

호텔을 가면 가이드를 만나겠거니 하고 출발을 했다

호텔에 도착하니 가이드는 코빼기도 안 보인다

어찌어찌 체크인을 하고 와이파이를 연결하려는데 보안에 신경을 쓰는 건지 따로 이름과 비밀번호를 적어야 하는 것이었다

핸드폰 언어가 한글로 되어있으니 이들도 연결을 못해줘서 한참을 헤매었다

데이터도 안돼 와이파이도 안 되는 줄 알고 정말 답답할 뻔했다

시간이 꽤나 지난 거 같은데 가이드가 안 나타난다

그래서 와이파이가 연결된 김에 왓츠앱으로 투어회사에 연락을 해봤다

뭔가 이들 사이에 소통이 안된 느낌이다

겨우겨우 가이드가 나타났고 두 시에 갈 곳들이 문을 연다면 만날 시간을 정해주고 홀연히 떠나갔다

에티오피아 전통음식으로 점심을 먹었다

엔제라 라고 하는 넓고 촉촉한 전병 같은 것에 소스를 발라먹는 음식이었다

그렇게 맛있지는 않지만 나쁘지 않아서 가끔씩은 먹을만하다

시간이 되어 가이드를 만났다

그런데 가이드가 내 생각과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나는 랄리벨라에 2 밤을 자는 줄 알았는데 하룻밤만 자는 거란다

그런가 하면서도 속으로는 아닌데 하며 불신으로 가득 찼다

데이터가 안 터지니 이거 투어 회서에 물어볼 수도 없고 답답했다

저녁에 호텔 들어가면 다 뒤졌어 그러면서 출발했다

오늘 간 곳은 암굴 교회들이 12개나 있는 곳이었다

꽤나 많은 사진을 통해서 본 장소였다

사진으로 봤을 때도 신기하다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니 더 신비롭다

바위산을 속으로 파서 하나의 건물을 만든 것이란다

왜 이렇게 교회를 만들었어? 물어보니

튼튼하게 만들고 싶어서란다

12세기에 만든 것인데 아직도 건재한 거 보면 튼튼하긴 하다

총 12개의 교회인데 꽤나 오랜 시간을 봐야 했다

바위를 깎아 만들었기에 어떤 부분은 반들반들 해져서 미끄러운 부분도 있고 상당히 가파르고 위험해 보이는 길도 있었다

운동화 착용 필수다

가벼운 산책을 생각하고 쪼리를 신고 가려고 했는데 그거 신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

교회마다 겉모습도 다르고 안의 모습도 디테일하게 다른 모습들이 있어서 흥미로웠다

물론 안의 그림 들은 비슷비슷해서 좀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점점 발전해 나가는 것 같은 기술들과 미리 계획하지 않았다면 만들 수 없는 천장과 기둥, 그리고 문양들이 어떻게 다른가 비교하면서 보는 것도 재밌었다

교회를 둘러보는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좇아오는 아이들이 있었다

처음에는 돈 달라고 그러나 하고 조금은 냉소적이었는데 조금은 이전까지의 아이들과는 다른 느낌이긴 했다

내 느낌으로는 어려서부터 여행하는 사람들과 투어가이드들을 많이 보다 보니 가이드 연습을 하는 건가 싶기도 했다

선물도 하나 받았는데 작은 나무로 깎은 십자가 팔찌였다

그걸 받는 순간 뭐 하나 사가라 그러면 사줘야지 했는데 두꺼운 에티오피아 영어 사전을 가져오길래 안 산다고 했다

짐이 무거워지는 건 싫단 말이다

숙소로 돌아오니 가이드가 내일 비행기 시간이 언제인지 알려달란다

그래서 와이파이 되는데서 보고 알려줄게 그랬는데 정전이다

아 분명 이틀밤인데 가이드 너무 단호하다

이따 와이파이 되면 왓츠앱으로 알려줄게 하고 보냈다

6:00가 거의 다 되어서 일몰을 보고 내려오니 전기가 들어오고 카톡이 울린다

그래서 냅다 투어 회사에 연락했다

내 주장이 맞았다

왜 이렇게들 소통이 안될까 싶다

랄리벨라라고 하는 도시가 나쁘지는 않다

사람들도 순박한 느낌이 있다

외국인인 나한테 확실히 친근하다

하지만 소통의 부재가 힘들다

우리 호텔 리셉션의 직원과 진짜 말이 안 통한다

내 영어 발음을 전혀 못 알아듣는다

저녁을 그냥 편하게 호텔 식당에서 먹으려고 했는데 이것도 안되고 저것도 안된단다

먹을 수 있는 건 에티오피아 전통음식뿐이라

그냥 안 먹는다고 하고 와버렸다

점심에 먹은걸 저녁까지 먹고 싶지는 않았다

참 쉽지 않다

2024.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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