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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퍼문 May 09. 2024

흰 티셔츠

한 부모가 이제 막 태어난 아이에게 

새하얀 티셔츠를 사줬다.  



아이는 아직 혼자 밥을 먹을 줄 모른다. 

부모가 열심히 밥을 떠먹여 준다. 



아이에게 영양분을 공급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지만

어쩔 수 없이 흰색 티셔츠에는 음식물이 튄다. 



학교에 가니 미술시간이다. 

열심히 그려보려 하지만 흰색 티셔츠에는 

여러 가지 색의 물감이 튈 수밖에 없다.



친구들을 만나 뛰어놀다 보니   

먼지와 흙탕물이 티셔츠에 묻는다. 



그렇게 살아가며 흰색 티셔츠는 

온갖 오물과 

이물질이 계속 달라붙는다.  



그 아이는 어느새 

냄새나고 회색에 가깝게 

되어버린 티셔츠를 그대로 입고

남자가 된다. 



어떤 사람이 다가와 그 남자에게 말한다.

"당신이 입고 있는 그 티셔츠는 

원래 새하얀 색이었습니다."



남자는 말한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마시오. 

내 티셔츠의 색은 내가 제일 잘 압니다. 

이렇게 어두운 색에 가까운 게 내 티셔츠요."



그렇게 그 남자는 

냄새가 가득하고 

검은색이 되어버린 티셔츠를

입고 계속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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