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현대인에게 필수품이다. 우리나라에 등록된 자동차만 2,500만대에 이르는데, 그렇다보니 매일 전국 곳곳에서 자동차 사고가 잇따르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내가 자동차 사고의 가해자가 될 수도 있는 현실에서 그 사고로 인해 전과자가 된다면 얼마나 억울할까? 이 점을 입법자도 알고 있기에, 입법자는 자동차 사고와 관련하여 일정한 경우 형사처벌을 면하는 법을 만들었다. 이번 시간에는 자동차 사고와 형사처벌을 정리해보도록 한다.
(참고로 법에서 "차"라고 정의한 것에는 자전거도 포함된다는 점도 알아두자)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이 과실에 의해 타인을 다치게 했을 경우 원칙적으로 형법상 업무상과실죄가 적용된다. 그러나 우리법은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이라는 특별법을 제정하여 동 법에 의하여 규율하고 있고, 법정형은 동일하다. 한편, 사람은 다치지 않았으나, 물건만을 손괴한 경우에는 도로교통법위반죄(제151조)가 성립한다. 그밖에 뺑소니, 사고후미조치 등은 마지막에 설명하겠다.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ㆍ중과실 치사상) 업무상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제3조(처벌의 특례) ① 차의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인하여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도로교통법
제151조(벌칙) 차 또는 노면전차의 운전자가 업무상 필요한 주의를 게을리하거나 중대한 과실로 다른 사람의 건조물이나 그 밖의 재물을 손괴한 경우에는 2년 이하의 금고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여기서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란, 내가 운전한 차량에 의해 차량 바깥에서 피해를 입은 타인뿐만 아니라, 내 차량에 동승한 사람(호의동승)이 다친 경우에도 해당한다는 점을 알아두자.
앞서 말했듯이, 교통사고는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니 만큼, 모든 교통사고에 대해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에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은 일련의 특별 규정을 두어 일정한 경우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하여(검찰 단계에서 기소를 못하게 하여 형사처벌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함)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도모하고 있다. 크게 ① 피해자와 합의한 경우와 ② 자동차 종합보험에 가입한 경우로 나눌 수 있다.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제3조(처벌의 특례) ② 차의 교통으로 제1항의 죄 중 업무상과실치상죄 또는 중과실치상죄와 「도로교통법」 제151조의 죄를 범한 운전자에 대하여는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업무상 과실로 타인을 다치게 한 경우 피해자의 처벌불원의사가 있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중과실치상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인바, 중과실이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해당 사고를 피할 수 있었을 상황에서 그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경우를 일컫는데, 일반인의 교통사고 처리와 관련해서는 구별의 실익이 작으니 넘어가자. <도로교통법> 제151조의 죄는 물건을 손괴시킨 경우에 해당한다.
그런데 피해자가 합의를 안해준다면? 만약 위 규정만 존재한다면, 교통사고 피해자는 가해자의 형사처벌 가능성을 담보로 과다한 합의금을 요구하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법은 한 가지 구제 수단을 추가하는데, 자동차 종합보험에 가입한 경우가 그것이다. 이 경우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가 없더라도 피해자와 합의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검사가 공소권없음 처분을 하도록 되어있다.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제4조(보험 등에 가입된 경우의 특례) ① 교통사고를 일으킨 차가 「보험업법」 제4조, 제126조, 제127조 및 제128조,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60조, 제61조 또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제51조에 따른 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된 경우에는 제3조제2항 본문에 규정된 죄를 범한 차의 운전자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여기서 의문점. 자동차보험은 종류도 다양하고 복잡한데, 모든 보험이 위 규정에 해당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자동차보험에는 책임보험이란 것도 있고, 종합보험 중에서도 임의보험의 경우 설정액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등 천차만별이다.
자동차보험과 형사처벌에 대해 정리해보자. 책임보험은 의무보험이라고도 하는데,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에 규정돼 있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5조(보험 등의 가입 의무) ① 자동차보유자는 자동차의 운행으로 다른 사람이 사망하거나 부상한 경우에 피해자(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손해배상을 받을 권리를 가진 자를 말한다. 이하 같다)에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지급할 책임을 지는 책임보험이나 책임공제(이하 “책임보험등”이라 한다)에 가입하여야 한다.
② 자동차보유자는 책임보험등에 가입하는 것 외에 자동차의 운행으로 다른 사람의 재물이 멸실되거나 훼손된 경우에 피해자에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지급할 책임을 지는 「보험업법」에 따른 보험이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건설기계관리법」 및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에 따른 공제에 가입하여야 한다.
제48조(과태료) ③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에게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1. 제5조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의무보험에 가입하지 아니한 자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제3조(책임보험금 등) ① 법 제5조제1항에 따라 자동차보유자가 가입하여야 하는 책임보험 또는 책임공제(이하 “책임보험등”이라 한다)의 보험금 또는 공제금(이하 “책임보험금”이라 한다)은 피해자 1명당 다음 각 호의 금액과 같다.
1. 사망한 경우에는 1억5천만원의 범위에서 피해자에게 발생한 손해액. 다만, 그 손해액이 2천만원 미만인 경우에는 2천만원으로 한다.
2. 부상한 경우에는 별표 1에서 정하는 금액의 범위에서 피해자에게 발생한 손해액. 다만, 그 손해액이 법 제15조제1항에 따른 자동차보험진료수가에 관한 기준(이하 “자동차보험진료수가기준”이라 한다)에 따라 산출한 진료비 해당액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별표 1에서 정하는 금액의 범위에서 그 진료비 해당액으로 한다.
3. 부상에 대한 치료를 마친 후 더 이상의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없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서 그 부상이 원인이 되어 신체의 장애(이하 “후유장애”라 한다)가 생긴 경우에는 별표 2에서 정하는 금액의 범위에서 피해자에게 발생한 손해액
③ 법 제5조제2항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이란 사고 1건당 2천만원의 범위에서 사고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발생한 손해액을 말한다.
정리하면,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은 의무적으로 책임보험에 가입해야 하고, 그 범위는 인적피해의 경우 1명당 최대 1억 5천만 원의 범위를, 물적피해의 경우에는 1건당 2천만 원을 보상해주는 보험을 말한다. 자동차 보험약관상 '대인배상1', '대물배상(2천만 원 이상)' 두 가지가 해당된다. 이 두 내용을 포함한 보험을 가입하지 않고 운전할 경우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해질 수 있다.
그런데 위 책임보험만 가입한 경우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에서 규정한 보험특례를 적용받을 수 없다. 왜냐하면, 동법은 보다 엄격한 보험 요건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제4조(보험 등에 가입된 경우의 특례) ② 제1항에서 “보험 또는 공제”란 교통사고의 경우 「보험업법」에 따른 보험회사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또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른 공제조합 또는 공제사업자가 인가된 보험약관 또는 승인된 공제약관에 따라 피보험자와 피해자 간 또는 공제조합원과 피해자 간의 손해배상에 관한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피보험자나 공제조합원을 갈음하여 피해자의 치료비에 관하여는 통상비용의 전액을, 그 밖의 손해에 관하여는 보험약관이나 공제약관으로 정한 지급기준금액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우선 지급하되, 종국적으로는 확정판결이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집행권원상 피보험자 또는 공제조합원의 교통사고로 인한 손해배상금 전액을 보상하는 보험 또는 공제를 말한다.
핵심 문구는 "종국적으로는 교통사고로 인한 손해배상금 전액을 보상하는 보험 또는 공제"이다. 앞서 책임보험만 가입한 경우에는 1명당 최대 1억 5천만 원의 범위만 보장이 되므로 이러한 규정에 해당되지 않는다. 대법원도 같은 취지의 설시를 하고 있다.
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1도6273 판결
피고인이 가입한 이 사건 보험은 보상한도금액이 1억 원에 불과하여, 피고인이 가입한 이 사건 보험만으로는 1억 원을 초과하는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피해자로서는 피고인이 가입한 보험에 의하여 보상을 받을 수 없으므로, 이러한 형태의 보험은 피보험자의 교통사고로 인한 손해배상금의 전액보상을 요건으로 하는 특례법 제4조 제1, 2항에서 의미하는 보험 등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대인피해와 관련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보험특례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대인배상2' 중에서도 한도를 무한으로 하여야만 한다.
한편, '대물배상'의 경우 한도에 무한이 없다. 이 경우 대법원은 대물배상 한도액과 사고로 인해 입은 실제 피해액을 비교하여 대물배상으로 충분히 보상을 할 수 있다면 보험특례가 적용된다는 입장이다.
대법원 2008. 1. 10. 선고 2006도7876 판결
교통사고로 인하여 타인의 재물에 대하여 물적 손해를 입혀서 그 배상책임을 지게 됨으로써 생긴 손해의 보상을 목적으로 하는 대물배상 임의보험은 보험가입금액의 한도를 정하여 그 한도 내에서 피보험자가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짐으로써 입은 손해 전부를 배상하므로, 그 물적 손해액이 보험가입액의 한도 내인 경우에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4조 제2항 소정의 손해배상금 전액을 보상하는 보험에 해당된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이 있을 수 있다. 교통사고의 경위는 매우 다양한데, 피해자와 합의가 됐다는 이유로, 혹은 종합보험에 가입했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처벌을 모두 면제시켜주는 것이 정당한지가 그것이다. 우리법은 다양한 예외 규정들을 두어 일정한 경우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종합보험에 가입했더라도 처벌을 피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먼저, 사고를 낸 이후 도주하는 이른바 '뺑소니'를 한 경우, 음주측정 거부를 한 경우, 그리고 보통 '12대 중과실'이라고 하여 이러한 사유로 인해 교통사고를 발생시킨 자는 피해자와 합의를 하여도 검사가 공소권없음 처분을 할 수 없도록 예외 규정을 두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처벌의 특례) ② 차의 교통으로 제1항의 죄 중 업무상과실치상죄 또는 중과실치상죄와 「도로교통법」 제151조의 죄를 범한 운전자에 대하여는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다만, 차의 운전자가 제1항의 죄 중 업무상과실치상죄 또는 중과실치상죄를 범하고도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제1항에 따른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도주하거나 피해자를 사고 장소로부터 옮겨 유기하고 도주한 경우, 같은 죄를 범하고 「도로교통법」 제44조제2항을 위반하여 음주측정 요구에 따르지 아니한 경우(운전자가 채혈 측정을 요청하거나 동의한 경우는 제외한다)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로 인하여 같은 죄를 범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도로교통법」 제5조에 따른 신호기가 표시하는 신호 또는 교통정리를 하는 경찰공무원등의 신호를 위반하거나 통행금지 또는 일시정지를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가 표시하는 지시를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
2.「도로교통법」 제13조제3항을 위반하여 중앙선을 침범하거나 같은 법 제62조를 위반하여 횡단, 유턴 또는 후진한 경우
3.「도로교통법」 제17조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른 제한속도를 시속 20킬로미터 초과하여 운전한 경우
4.「도로교통법」 제21조제1항, 제22조, 제23조에 따른 앞지르기의 방법ㆍ금지시기ㆍ금지장소 또는 끼어들기의 금지를 위반하거나 같은 법 제60조제2항에 따른 고속도로에서의 앞지르기 방법을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
5. 「도로교통법」 제24조에 따른 철길건널목 통과방법을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
6. 「도로교통법」 제27조제1항에 따른 횡단보도에서의 보행자 보호의무를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
7. 「도로교통법」 제43조, 「건설기계관리법」 제26조 또는 「도로교통법」 제96조를 위반하여 운전면허 또는 건설기계조종사면허를 받지 아니하거나 국제운전면허증을 소지하지 아니하고 운전한 경우. 이 경우 운전면허 또는 건설기계조종사면허의 효력이 정지 중이거나 운전의 금지 중인 때에는 운전면허 또는 건설기계조종사면허를 받지 아니하거나 국제운전면허증을 소지하지 아니한 것으로 본다.
8. 「도로교통법」 제44조제1항을 위반하여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거나 같은 법 제45조를 위반하여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운전한 경우
9. 「도로교통법」 제13조제1항을 위반하여 보도(步道)가 설치된 도로의 보도를 침범하거나 같은 법 제13조제2항에 따른 보도 횡단방법을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
10. 「도로교통법」 제39조제3항에 따른 승객의 추락 방지의무를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
11. 「도로교통법」 제12조제3항에 따른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같은 조 제1항에 따른 조치를 준수하고 어린이의 안전에 유의하면서 운전하여야 할 의무를 위반하여 어린이의 신체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12. 「도로교통법」 제39조제4항을 위반하여 자동차의 화물이 떨어지지 아니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운전한 경우
보험특례도 위 예외규정과 마찬가지로 뺑소니, 음주측정거부, 12대중과실의 경우 적용되지 않도록 하였다. 그런데 보험특례는 피해자 합의와 달리 예외규정이 하나 더 추가되는데, 피해자가 중상해를 입은 경우이다(제3호는 보험의 효과가 없는 경우를 말하는데, 일반적인 경우에는 생각하기 힘들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4조(보험 등에 가입된 경우의 특례) ① 교통사고를 일으킨 차가 「보험업법」 제4조, 제126조, 제127조 및 제128조,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60조, 제61조 또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제51조에 따른 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된 경우에는 제3조제2항 본문에 규정된 죄를 범한 차의 운전자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제3조제2항 단서에 해당하는 경우
2. 피해자가 신체의 상해로 인하여 생명에 대한 위험이 발생하거나 불구(不具)가 되거나 불치(不治) 또는 난치(難治)의 질병이 생긴 경우
3. 보험계약 또는 공제계약이 무효로 되거나 해지되거나 계약상의 면책 규정 등으로 인하여 보험회사, 공제조합 또는 공제사업자의 보험금 또는 공제금 지급의무가 없어진 경우
중상해란, 생명에 위험이 닥치거나 신체가 상해를 입어 불구 또는 불치나 난치의 질병에 이른 경우를 말하는데, 이러한 끔찍한 교통사고의 경우에도 단순히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을 면하게 하는 것은 피해자에게 정의롭지 못하다는 판단에 신설된 규정이다. 다시 말해, 피해자가 중상해를 입었을 경우에는 피해자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여 피해자의 용서를 구해 처벌불원의사를 받아야 처벌을 하지 않겠다는 취지이다.
이상의 경우는 사고가 났을 경우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 사건을 처리했을 경우 적용되는 규정들이다. 그런데 만약 사고가 났을 때 가해자가 뺑소니를 한 경우(사람이 다친 경우), 사람은 다치지 않고 단순히 물건만 파손시켰는데 몰래 도망간 경우 등은 어떻게 할까?
뺑소니는 매우 큰 범죄이다. 사람이 다쳐서 길거리에 방치돼있음에도 가해자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망을 감으로써 살 수 있는 사람도 죽었다는 뉴스가 종종 보도된다. 이에 입법자는 특별법을 마련해 뺑소니를 강력하게 처벌하고 있다. 피해자 합의, 종합보험 가입을 했었어도 처벌을 피할 수 없는 것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도주차량 운전자의 가중처벌) ① 「도로교통법」 제2조에 규정된 자동차ㆍ원동기장치자전거의 교통으로 인하여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한 해당 차량의 운전자(이하 “사고운전자”라 한다)가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제1항에 따른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고 도주하거나, 도주 후에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2. 피해자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사고운전자가 피해자를 사고 장소로부터 옮겨 유기하고 도주한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고 도주하거나, 도주 후에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2. 피해자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도로교통법
제54조(사고발생 시의 조치) ① 차 또는 노면전차의 운전 등 교통으로 인하여 사람을 사상하거나 물건을 손괴(이하 “교통사고”라 한다)한 경우에는 그 차 또는 노면전차의 운전자나 그 밖의 승무원(이하 “운전자등”이라 한다)은 즉시 정차하여 다음 각 호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
1. 사상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
2. 피해자에게 인적 사항(성명ㆍ전화번호ㆍ주소 등을 말한다. 이하 제148조 및 제156조제10호에서 같다) 제공
② 제1항의 경우 그 차 또는 노면전차의 운전자등은 경찰공무원이 현장에 있을 때에는 그 경찰공무원에게, 경찰공무원이 현장에 없을 때에는 가장 가까운 국가경찰관서(지구대, 파출소 및 출장소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에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지체 없이 신고하여야 한다. 다만, 차 또는 노면전차만 손괴된 것이 분명하고 도로에서의 위험방지와 원활한 소통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한편, 사람은 다치지 않은 경우, 예컨대, 주정차된 차만 손괴한 것이 분명한 경우에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망을 갔더라도 위와 같이 강력하게 처벌하지는 않고, 20만 원 이하의 벌금 등 즉결심판 대상 사안이 된다.
도로교통법
제148조(벌칙) 제54조제1항에 따른 교통사고 발생 시의 조치를 하지 아니한 사람(주ㆍ정차된 차만 손괴한 것이 분명한 경우에 제54조제1항제2호에 따라 피해자에게 인적 사항을 제공하지 아니한 사람은 제외한다)은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156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科料)에 처한다
10. 주ㆍ정차된 차만 손괴한 것이 분명한 경우에 제54조제1항제2호에 따라 피해자에게 인적 사항을 제공하지 아니한 사람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도로교통법 제54조 위반(사고후미조치) 부분은 사고 자체와는 구별되는 법리이다. 다시 말해, 만약 누군가가 주정차된 차를 긁고도 아무런 조치없이 떠나버린 경우에는 도로교통법 제151조 위반죄(물건 손괴)가 성립함과 동시에 도로교통법 제148조 위반(사고후미조치)이 각각 성립하고, 두 죄는 실체적 경합범 관계에 있다(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도9689 판결).
따라서 아파트 단지 내 주차한 내 차량을 누군가가 긁어놓고 연락처 등도 남기지 않고 사라진 경우에는 도로교통법 제151조 위반죄, 제148조 위반죄로 모두 처벌이 가능하다. 물론, 제151조 부분은 앞서 살펴본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보험특례 규정이 적용돼 대부분 처벌이 힘들겠으나, 제148조 위반죄는 성립하므로 즉결처분이라도 받도록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아파트 단지 내와 같이 도로법상 도로가 아닌 곳에서 운전한 행위는 도로교통법상 '운전'에 해당하지 않아 제54조 위반을 전제로 하는 제148조 위반죄가 성립하지 않았으나, 법이 개정돼 아래와 같이 일정한 경우 도로 외의 곳에서의 운전도 <도로교통법>상 운전에 해당하게 돼 이제는 처벌이 가능해졌다)
도로교통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26. “운전”이란 도로(제44조ㆍ제45조ㆍ제54조제1항ㆍ제148조ㆍ제148조의2 및 제156조제10호의 경우에는 도로 외의 곳을 포함한다)에서 차마 또는 노면전차를 그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조종을 포함한다)을 말한다.
교통법규는 어렵다. 형사처벌만 놓고 봐도 이렇게 복잡한데, 면허정지, 면허취소 등의 경우는 오죽할까. 나중에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교통사고 관련 행정처분도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2021. 11. 3.(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