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품으로

by 박순동

초록의 품으로

박순동


졸참나무와 물푸레나무 사이에

해먹을 걸었다

천장을 이룬 잎사귀 틈새로

살며시 스며드는 하늘빛,

그 푸른 숨결을 바라보며

고요히 눕는다


산을 휘돌아 파도처럼 밀려오는

바람에 몸을 맡기니

눈이 스르르 감기고

여름을 핥는 숲의 숨결 따라

잠이 슬며시 나를 데려간다


온몸을 감싸는 초록의 숨결에

천천히 물들어가며

나는,

졸참나무와 물푸레나무 사이

또 한 그루의 나무가 되어간다


단단히 뿌리 내리고

가지 넓게 뻗어

작은 숨결과 어깨를 맞대며

함께 노래하고

계절을 품고 살아가는

또 하나의 나무로

2025. 7. 9. 소귀천 계곡에서 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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