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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리 AIRY May 21. 2022

비우는 마음과 친구

비우는 마음으로 도착한 생일

 친구가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거처를 옮기고 가지고 있던 물건들도 많이 처분했다고 들었다. 비우며 다시 시작하는 마음.


 비우는 마음을 가지면 내 자신이 기분 좋게 낮아지고 작아진다. 독기를 품었던 기간이 짧든 길든 또 오고야 마는 비우는 마음은 아플 때도 있지만 대부분 편안해진다. 


 한 열흘 전에 위 두 문단을 써놓고 글을 놓고 있었다.


 오늘 생일인데 아무 약속도 없고 일만 하는 날이다. 잘 보내고 싶어서 생일 잘 보내는 법에 대해 검색해봤다. 어느 블로그 글을 보니 욕심내기보다 주변에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라고 한다. 비우고 겸허한 마음으로 생일을 시작해본다.


 올해는 작년에 이어 조용하고 평상시처럼 일을 하는 날이다. 친구들과 가족들이 축하와 축복을 건네주어 감사하다. 소소한 작은 파티를 이어나갈 것이다.


 또 열흘이 지났다. 소소한 작은 파티를 이어나가며 친구들과 연락을 한바탕 하고 만나고 웃고 떠드는 나날이다.


감사 토크


 어제 친구들과 만남을 마무리하며 5분 동안 아무 글을 써보는 시간을 가졌다. 주제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데 무엇으로 할까 하다가 내가 '친구'를 주제로 하자고 했다.


 나는 친구들이 너무 좋다. 어릴 적부터 나를 지탱해줬던 건 친구들이었다. 친구들에게서 사랑을 배웠다. 당시 가족에게서도 볼 수 없던 사랑의 모습과 표현, 아끼는 마음을 받으며 나는 변화했다. 딱딱하고 쉽게 얼어버렸던 어렸을 적에 먼저 손 내밀어 주고, 안아주고, 안아달라고 해주던 친구들이 있었다. 내가 행복하기를 바라며 기도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이제 나는 나도 그런 친구가 되어줄 수 있음을 느낀다. 앞으로도 친구들과 나눌 사랑이 기대되고 신이 난다. 친구들과 무언가를 나누고 만들 수 있어 행복하다. 다양한 친구들이 나를 키웠다. 나도 친구들을 키운 적이 있을까? 서로를 키우는 친구들. 친구가 없어도


 까지 썼고, 알람이 울렸다. 


 친구가 없어도 잘 지내고 싶다. 내가 나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주고 싶다. 친구가 없어도 다시 누군가와 친구가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있다. 다행이다. 친구가 있어서.


 소중한 나날이 소중해서 깨질 것 같다는 불안이 생긴다. 어떡하지? 고민될 때, 다시 불안에서 눈을 돌려 소중함을 본다. 너무 소중해서 행복하고 슬프기도 하구나. 저마다 많은 끝이 있다. 끝나도 우리 안에서 영원할 마음들을 기억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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