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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기 Nov 09. 2024

종교처럼 몰입하자


소설은 소설가에게 종교다.


초보 소설가에 불과하지만,  남은 인생 동안 소설에 뼈를 묻으려고 직장을 그만두었다. 근로소득을 포기하고 소설 쓰기에 몰입하는 나 자신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돈벌이가 아닌 다른 가치 있는 것에 몰두하는 것은 멋진 일이다. 살면서 처음으로 느껴보는 경험에 가슴이 콩닥거리고 흥분된다.


그럼 생계는? 나는 환갑을 넘긴 사람이다. 요즘, 60대 나이는 노인 축에도 끼지 못한다고 한다. 모 정치인은 75살로 노인 기준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지하철 공짜표, 지자체 희망근로 신청 등 65세 이상자에게 주어진 기회와 불로소득이 많은 게 사실이다.


나는 늦깎이로 소설을 배우고, 습작하는 사람으로서 행운아 측에 속한다. '슬로 슬로 퀵 퀵' 느린 템포로 시작하고, 오랜 과정을 지나야 결실을 맺는 소설가의 길을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운이 좋은 사람이다. 돈 걱정 없이 나아간다는 것, 매진할 수 있다는 것은 또래들에게도 부러움을 살 일이다.


소설 쓰기는 어렵다. 어느 소설가는 말했다. 소설가와 소설 쓰기에 대하여

첫째, 세상에서 소설을 쓰는 것보다 어려운 일은 없다.

둘째, 소설가에게 소설은 종교다. 신을 모시듯 섬기는 방법은 계속 쓰는 것, 세상에 이로운 글을 쓰는 것뿐이라고

셋째, 소설에 반항하지 말라는 말을 듣는 순간, 나는 해머로 머리를 맞은 느낌이 왔다. 안 써진다고 투정 부리지도 말고, 잘난 척 또는 뻐기지도 말고, 한풀이하는 글을 쓰지도 말라는 의미다.


누구에게나 마찬가지다. 익숙한 일, 돈 버는 일을 접고 다른 일을 하는 건 어렵다. 흥미진진한 일을 하고 역동적인 자신을 응원하는 보람을 얻는 대신, 소득원을 내려놓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나는 입에 풀칠할 수 있다면 보람 있는 일을 찾아 사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사느라 접어 놓은 꿈, 어릴 적 생각만 해도 신났던 일을 찾는 것은 멋진 노후를 사는 보람찬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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