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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coM Feb 19. 2023

바다수영 - 비수기를 실내 수영으로 견뎌내기


유독 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라 지난 10월 말에 시즌을 일찌감치 접었다.


추위에 거부감이 없는 분들은 11월 수온이 내려가기 전마지막 순간까지도 열심히인 데다, 12월, 1월엔 북극곰이다, 펭귄이다해서 한겨울에도 바다에 대한 애정을 가감 없이 과시한다.


그런 체질이 부러울 뿐 아니라, 한번 도전해 볼까? 하는 욕심을 부릴까 하다가도 그런 과욕의 결과가 어떨지는 그리 어렵지 않게 상상이 되기 때문에 잠시의 호기로 그냥 접어 버린다.




그래서 지난 11월부터 아쉬운 마음을 실내 수영장으로 달랬다. 그렇다고 레슨을 제대로 받은 건 아니다.


물론 그동안 흐트러진 영법도 교정을 해야 하고, 새로운 선생님과 수강생 분들과도 친분도 쌓아야 하며, 시간을 쪼개어 꾸준히 출석도 하고 수업을 따라갈 수 있는 체력과 지구력도 키워야 한다.


다른 건 정말 마음을 굳게 먹으면 할 수 있는데, 문제는 체력과 지구력이다.


뭐랄까?... 나이 들어 감, 쏜살같이 지나는 세월은 어찌할 수 없나 보다.


작년 그리고 재작년보다 부쩍 힘들어진 장거리, 속도도 안 나고 쉽게 지칠뿐더러 한 번에 완주하는 거리도 점점 짧아지는 것이 눈에 보인다.

 

그래서 큰 마음먹고 중급반으로 신청하려 했다. 수강 첫날 선생님이 연수반으로 가라 한다. 연수반에서 열심히 뺑뺑이를 도는데, 도무지 젊은 친구들을 따라갈 수가 없고 뒤쳐지며 수업에 민폐만 끼친다.


고급반으로 내려오니, 여기도 마찬가지 세 바퀴를 돌고 나면 뒤에 출발했는데 제일 앞에 출발하신 분께 결국 꼬리를 내어준다.


 중급반이 내겐 딱인데, 선생님은 안 받아 준다.


결국 사정을 해서 중급반에서 몇 번 가지도 못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게으름만 부리다가 결국 자유 수영으로 마음을 돌렸다.


물론 수영장도 수요와 공급의 원칙을 따를 수밖에 없는 비즈니스긴 하지만 때론 중장년 그리고 시니어를 위한 과정이 괜찮은 아이디어 같은데 조금은 아쉽긴 하다.




그런데 이젠 몇 주 전에 다친 왼쪽 팔꿈치가 문제다. 언제부턴가 지긋이 아리더니, 결국 병원 치료를 받을 정도로 통증이 커지기 시작한다.


아프면 나을 때까지 쉬라는데, 수영에 대한 미련은 버리지 못한다.


재활의 개념으로 뭉친 근육을 풀어보려고 갔던 수영장, 팔 꺾기를 안 하니 확실히 팔에 부담이 덜 가는 게 느껴지고 이 정도면 되겠다 싶어 25미터 레인을  무리해서 돌았나 보다. 나아가던 팔꿈치가 다시 아려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팔 꺾기를 안 하는 게 속도는 확실히 빨라졌다. 

4비트 발차기로 오래가다 보면 금방 지치겠다 싶어 2비트로 계속 발차기를 했는데, 40바퀴쯤 돌았을 때 시간을 보니 그리 차이가 없다.

10바퀴를 더 돌고 몸풀기를 했는데 팔꺾기를 안 하고 2 비트킥이 처음인그리 나쁜 조합 같지는 않다.


당분간 이 조합으로 실내 수영장에서 바다 수영 연습을 해야겠다. 이왕이면 접영을 하는 덩치 옆에 파도라 생각하고 일부로 라도 옆레인으로 가야겠다.


다시 팔 꺾기를 하자니 벌써부터 어색해지긴 하지만 바다 수영에서 체력과 지구력은 아무리 준비를 철저하게 한다 해도 가장 기본이 되는 안전장치이니 이번 비시즌에도 무던히 연습을 해서 즐거운 올 시즌을 맞이해야겠다.

 



거제는 바다 수영을 취미로 하는 분들에겐 정말 어디에도 없는 혜택일 게다.


올해 또한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한려수도를 꼭 다 돌아봐야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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