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하루 보냈나요?
좋은 하루란 뭘까?
예전에는 좋은 하루란 좋은 인생의 연속점에 불과했다.
오늘의 좋은 하루는 이미 내 인생이 어떠냐에 따라 좌우되었다.
좋은 학교, 좋은 직장에 나와 먹고사는데 지장 없는 정도를 넘어 내 집을 마련하고 원하는 걸 할 수 있는 핑크빛 미래가 어느 정도 예정되어 있는 삶을 살고 있다면, 좋은 하루를 보낸 것이다.
이렇게 정해 놓고 보니 내 삶은 거의 대부분 좋은 하루와 거리가 멀었다.
오늘 별 탈 없는, 기억에 남을 것도 없는 하루를 보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나는 하루, 하루가 초조했다.
하루의 시작이 즐거울 리도 없었고, 그저 이 고통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빌었다.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내가 한 선택의 결과라는데. 나는 이런 결과를 바란 적이 없는데.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수많은 후회와 좌절, 불안이 뒤엉켜 잠을 자지 못하는 불면의 밤이 이어졌다.
오늘 하루는 그리 좋은 하루가 아니었는데, 이대로 하루를 끝내고 싶지는 않아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죽도록 피곤해도 눈을 감을 수가 없었다.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 그렇다고 깨어있는 시간에 대단히 생산적인 뭔가를 하는 것도 아니었다.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와 고통을 겪고 나서 미래를 내다보며 내 인생을 길게 보는 것에 지쳤다.
너무 거창한 목표와 대비되는 현실에 시작도 전에 좌절하는 짓은 그만하고 싶었다.
대신 내 인생을 조금 잘게 쪼개 보기로 했다.
하루. 좋은 하루를 보낼 수 있다면.
인생을 통틀어 보면 고작 점 하나에 불과할지라도 점이 모여 무엇이 될지는 알 수 없으니까 그 작은 긍정의 힘을 믿어보기로 했다.
무탈한 일상. 아무 일도 없는 일상이 가장 좋은 하루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원하는 좋은 하루는 그리 거창한 게 아니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중간에 깨거나 악몽을 꾸지 않고 푹 자고, 입가에 작은 미소를 짓는 하루. 조금 더 욕심낸다면 돈이 되든 안 되든 재능이 있든 없든 누가 뭐라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이렇게 하루를 보낸다면 좋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