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기
낮게 깔린 구름이 예사롭지 않다 생각했다.
공기가 습기를 머금고 있는 것도 같았다.
큰 비가 오면
기압 때문인지
낮게 깔린 구름 때문인지
머리가 무겁고
가슴이 답답해진다.
몸의 증상이 나타나면
어김없이 비가 내렸다.
비가 드물게 오는 도시에서 살다가
비가 자주 오는 도시로 넘어오면서
적응하기 힘들었던 부분이었다.
건조함이 습도보다 가까웠는데
섬은 습도가 건조함보다
가깝다.
습기가 강한 시기가 되면 좀 힘들다.
섬에 살며 점차 적응해 가면서
내가 한 선택에 대해 소심하게 투덜거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