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스테이츠 PMB 8기 W4D3]
UX 디자이너를 꿈꾸는 도현입니다!
벌써 세 번째 포스팅이네요! 느리더라도 꼼꼼히, 꾸준히 기록해보겠습니다 :)
Love Food, Love Life. 마켓컬리! 당일 수확 채소, 과일, 맛집 음식까지
내일 아침 문 앞에서 만나요!
마켓컬리는 밤 11시까지 주문한 식자재와 생활용품을 다음날 새벽 문 앞에 배송해주는 ‘샛별배송’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도입한 신선식품 이커머스 서비스입니다. '신선식품을 온라인으로 배송받으려면 당연하게 오프라인 구매에 비한 낮은 신선도는 감수해야지' 하는 고정관념을 깨버리고 고품질의 건강한 식재료를 새벽 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도록 하여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었고, 현재는 신선식품 배송업계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신선식품계에 혁신을 일으킨 마켓컬리에도 사실 사용하면서 몇 가지 불편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제가 불편함을 느끼는 것들은 저번 포스팅 때 다뤘던 UX 심리학의 법칙 중 하나인 제이콥의 법칙과는 달라 불편하다고 느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서 제이콥의 법칙이란, 사용자는 여러 사이트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여러분의 사이트도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다른 사이트들과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길 원한다.) 제가 자주 사용했던 서비스들에서 공통적으로 작동되었던 것들과 마켓컬리에서도 자연스럽게 기대했던 것들(같은 방식으로 작동하길 원했던 것들)이 다르게 작용하니, 편리하지 않다고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오늘의집, 브랜디 모두 제가 자주 애용하는 서비스입니다. 혹시 마켓컬리 화면과 다른 점이 느껴지시나요? 바로 오늘의집에서는 리뷰수를, 브랜디에서는 찜하기 개수를 노출시켜 사람들이 얼마나 이 상품을 선호하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켓컬리에서는 이러한 기능이 없어 판매량 순으로 정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상품이 얼마나 인기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저는 식품 같은 경우 처음 구매하는 제품은 후기를 꼭 보고 사고, 같은 식품은 더 후기가 많은 제품에 눈길이 가는데 마켓 컬리의 선호도 부재가 굉장히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제가 느꼈던 위와 같은 불편한 점에 대해 명확한 근거가 없어 내가 느끼는 것이 맞나? 하는 고민을 했었습니다. 이 과제를 하고 후에 마이크로카피 2/e라는 책을 읽었는데, 사람들은 군중심리를 통해 나와 같은 선택의 갈림길에 섰던 사람들이 어느 한쪽을 택했다는 사실은 상황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자신감을 느끼게 하고, 이는 고객 전환율로 이어지기 때문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합니다. 마켓컬리에서도 유저들의 선호도를 표시한다면 더 많은 고객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마이크로카피 2/e에 대한 리뷰는 후에 꼭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마켓컬리에서도 상단 후기 탭에 후기의 개수를 통해 사람들의 선호도를 수치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만약 여러 상품의 선호도를 확인하고 싶은 유저라면 상품 목록 화면에서 상세화면을, 다시 목록 화면에서 다른 상세화면으로 가야 하는 불편함을 겪을 것입니다.
유저는 특정한 근거 없이 정렬된 판매량 순을 믿지 않습니다. 수치로 보이는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가장 먼저 노출된 상품에 대한 신뢰가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마켓컬리의 선호도 노출을 통해 이를 개선해보려 합니다.
마켓컬리에는 상품 후기 수의 데이터가 있기에, 찜하기나 스크랩 수 대신 후기의 개수를 노출하는 방향으로 개선을 해보았습니다. (사실 마켓컬리에는 찜하기 기능이 없습니다.) 마켓컬리의 기본적으로 미니멀한 UI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간단한 개선을 통해 (이를 개발하는 과정은 간단하지 않겠지만...) 유저가 구매 결정을 하는데 편의성을 더합니다. 위의 두 가지 상품 중 왼쪽 상품이 더 비싸지만, 유저가 느끼기에 왼쪽 상품의 후기의 개수가 오른쪽 상품보다 유의미하게 많다면 왼쪽 상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결국 간단한 개선일지라도 유저의 사용성 개선이 구매전환으로 이어지는 것이죠!
서비스 문제점을 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기
개선안을 도출해보기 전, 왜 마켓컬리에서 선호도를 표시하지 않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마켓컬리의 미니멀한 UI 콘셉트 때문에 최소한의 정보만을 노출시키기 위함이 아닐까요? 마켓컬리는 전체적으로 굉장히 깔끔한 UI를 유지하는 서비스로 유명합니다. 상품 목록 화면에서도 상품명, 가격을 기본으로 표시하고 할인하는 상품은 할인율과 원가를, 오직 마켓컬리에서만 판매하는 상품은 KURLY ONLY 배지를 달아 최소한의 정보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타 서비스에서는 별점, 혜택, 배송 형태, 도착 예정일 등 많은 정보를 보여주는 것에 비해 정말 구매에 꼭 필요한 정보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 번째, 마켓컬리에 대해 유저들이 마켓컬리에 대해 생각하는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함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마켓컬리는 나를 위한 소비, 프리미엄이라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타인의 기준보다는, 자신의 기준으로 상품을 선택하게 하기 위함이 아닐까요?
마지막은 유저마다 다르게 노출되는 상품 순과 가격입니다. 사실 마켓컬리는 같은 상품인데 고객마다 가격 다르게 노출된다는 논란이 있었습니다. 유저에 따라 상품의 순서가 다르게 노출되고, 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페이지에 노출되는 후기의 개수가 크게 차이가 있다면 유저들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추측입니다. 사실 이러한 논란이 있고 상품 순이나 가격에 대한 것이 사용자에 따라 다르다, 사용자가 위치한 지역에 따라 다른 것이다 등, 여러 말들이 많았지만 마켓컬리의 내부 정책에 따른 것일 테니 확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아래에 이에 관한 마켓컬리 대표의 인터뷰를 링크해 두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참고하세요!
사실 마켓컬리 같이 잘 설계된 프로덕트는 엄청난 사용성 개선을 기대하기는 힘들겠지만, 평소에 마켓컬리를 사용해본 유저로서 가장 불편했던 점이면서 작은 개선으로 큰 편리함을 가져다줄 수 있을 것 같은 UX 개선안을 공유해보았습니다. 하지만 또한 제이콥의 법칙을 생각하며 불편한 점을 떠올렸기 때문에 너무 다른 서비스랑 비슷해지는 것도 마켓컬리만의 차별점이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고민도 했고, 개인적인 불편함으로 제시된 개선점이 모든 사람에게 편리할 수는 없기에 정성・정량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개선안이 필요성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을 통해 이전에는 생각해보지 못했던, 마켓컬리의 관점에서 '왜 해당 UX를 개선하지 않는지'까지 생각해보면서 유저의 입장에서 머무르지 않고 기획자로서 시야를 넓힐 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