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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알송알 Oct 31. 2024

<강다방 이야기공장> 공장장의 선물


<강다방 이야기공장> 공장장에게 선물 받은 이야기를 풀어볼까 해. <강다방 이야기공장>이  뭐냐고? 다방일까? 공장일까? 그전에 다방이 뭔지는 알려나 몰라. 나 때는 말이야. 다방이라는 데가 있었단다. 차와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곳- 지금은 카페라고 불리지. 그럼 카페냐고? 아니야. 강릉에 있는 작은 동네책방이야. 강릉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어. 기차 시간이 애매해서  무얼 하기는 충분하지 않을 때 들리기에 적당해. 나도 그랬거든. 친구들과 강릉역에서 모이기로 했는데 말이야. 내가 조금 일찍 도착해서 시간을 보낼 겸 방문했어.


책방이 포근하고 다정한 느낌을 주더라. 좋더라. 강릉에 대한 책들이 상당히 많아. 독립출판물 포함해서 강릉을 소재로 하는 책들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어. <강다방 이야기공장> 공장장이 모으느라 애를 많이 썼을 것 같아. ‘공장장’이라는 호칭은 내가 붙인 거야. 책방 대표님보다 이야기 공장 공장장님이 더 낫지 않아? 그건 그렇고 아는 사이냐고? 아니야. 하하하하. 처음 방문한 책방의 대표님과 손님 사이야.


책, 기념품, 그림 구경을 실컷 했지. 헌 책도 판매하던데 IT 관련 책들이 보여서 의아했어. 책방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잖아? 안 그래? 강릉 풍경을 담은 그림엽서가 예뻐서 몇 장 사려고 했더니 판매용이 아니더라. <강릉은 모두 작가다>라는 프로젝트를 위한 엽서였어. 강릉을 주제로 엽서 뒷면에 글을 써서 책방에 있는 회수함에 넣거나 우편으로 보내면 글들을 모아서 책으로 펴낼 거래. 나도 일단 몇 장 가져왔어.


책을 한 권 샀어. 여행을 시작하는 마당에 (무거운) 책을 사고 싶지 않았는데, 구경만 하고 그냥 나오기는 민망하더라고. 마침 읽으려고 마음먹고 있던 책이 보이길래 샀어. 계산을 하는 중에 공장장이 모종을 받겠냐고 물어보더라. 식물 관련 책을 구매하면 애플민트 모종을 선물로 하나씩 준다나. 책과 모종을 들고 하는 여행은 예상 밖이라 잠시 망설였지. 모종은 들고 다니다가 잘못될 수도 있으니까.


공장장이 애플민트는 생명력이 워낙 강해서 이틀 정도는 들고 다녀도 상관없을 거라는 말에, 화분을 들고 다니던 레옹의 모습이 스치고, 공짜는 총알도 두 방을 맞을 수 있는 판에 총알도 아니고 애플민트라니 얼마나 좋냐, 이런 생각이 들더니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고 있더라고. “네 좋아요. 가져갈게요. “


어머나. 나는 그때까지 꽃집에서 주는 모종 포트를 생각했어. 알지 뭔지? 갈색 플라스틱 조그만 포트. 그런데 공장장이 뭔가를 주섬주섬 챙겨서 밖으로 나가시더라. 나도 따라 나갔지. 공장장님이 책방 앞 나무 아래에서, 그러니까 도로가 나무 아래에서 애플민트를 캐서 비닐봉지에 담아주시지 뭐야. 당신이 한 포기 심었는데 이렇게나 많이 번졌다며 , 마당에 심을 거면 주의하래. 하하하하하하. 내 표정이 어땠게? 놀랬지. 이게 아닌데 싶었지. 그렇지만 무를 수도 없잖아. 웃으면서 감사 인사를 했지. “잘 키우겠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화분에 심었어. 1 포기인데 줄기 곳곳에 뿌리가 나 있더라. 줄기 번식이 이런 건가? 원뿌리와 여기저기 난 뿌리를 흙에 심으려니 모양 잡기가 쉽지 않더라. 어찌어찌 심었고 지금 잘 자라고 있단다. 2주일이 지났는데 마르지 않고 푸릇푸릇한 걸 보니 뿌리가 자리를 잡은 거겠지? 맞지? 내년 봄에 마당으로 옮겨보리라. 벌써 민트향이 가득한 것 같아. 추위를 잘 견뎌냈으면 좋겠다. 이렇게 <강다방 이야기공장> 공장장에게 선물 받은 이야기 끝이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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