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글을 올릴지 말지 고민 중이다.
올리게 된다면 아마 "에라이 모르겠다" 하고 올릴 것 같다.
아무도 신경 안 쓰겠지만, 답답한 마음에 써보는 내적 독백이라고 해두자.
엄마 지인 선생님을 통해 한 남자를 소개받게 됐다. 딱히 내키진 않았지만, 스스로에게 노력은 해보겠다고 했으므로. "알겠어요, 받아볼게요"라고 했다.
그 남자는 미국에 살고 있고, 지금 당장 만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일단 연락부터 해보라고 하셨다.
아무튼 나는 어른들이 개입된 '선'의 느낌이 강하게 느껴졌다. 부담감이 한가득이다. (그래서 내키지 않았다.)
상대는 나보다 어리다. 이미 거기서 마음이 반으로 두 동강 났다. 20대의 경우 여자들이 정신적으로 더 성숙한 경향이 있다.
일단 연락을 해보겠다고 했는데, 상대방 쪽에서 카카오톡 계정 인증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래서 메일로 먼저 인사를 주고받다가 다른 SNS로 연락을 하기로 했다. 내가 먼저 친구 신청을 걸었다. (메일도 내가 먼저 보냈다.)
그런데 연락이 오지 않는다. '원래 SNS를 잘 안 하는 사람이라 그런가?', '아니면 그냥 관심이 없는 건가?' 싶기도 했다. 그쪽도 어른들에 이끌려 연락했을 가능성이 농후했기 때문에.
소개해준 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소개해준 남자가 여자를 한 번도 안 사귀어봤다고, 어떻게 대할 줄도 잘 모른다고... 그렇다고... 나보고 다시 먼저 연락을 하라고 그러셨다.
'(헐)... 아... 네.............'
순간, '내가 1부터 10까지 다 알려줘야 하는 건가?' 생각이 들었고, 이미 반 접혀있던 마음은 또 반으로 접혔다.
설령 관계가 이어진다 해도, 남자와 여자보단 동생과 누나의 포지션이 더 강하게 느껴질 것 같다. 내가 장녀여서 더 그런 것 같다. (막내인 친구들 중엔 연하 잘 사귀는 애들도 있다. 나는 이상하게 연하에게 마음이 안 간다.) 연하여도 남자다운 면이 있었다면 마음이 열렸을 것 같긴 한데..
아무튼 연락은 안 하고 있다. 옆에서는 하도 해보라고 성화다. 어른들이 중간에 껴 있으니까 더 부담스럽다.
엄마는 요즘 연애 프로그램을 즐겨보신다. 한국판, 미국판이 있나 보다. 그걸 또 분석하며 미국 애들은 이렇게 연애한다나... 나보고 너는 연애하려면 이런 걸 보라고 덧붙였다.
내가 엄마한테 말했다.
“엄마, 그거 다 마케팅이야.”
(난 연애 프로그램을 한 번도 본 적 없다.)
지금까지 호감이 있었던 사람들은, 만났던 사람은 연상이었다. 연상도 여러 스타일이 있지만, 대체로 그랬다.
나는 남자다운 사람, 듬직한 사람에게 마음이 간다. 또 여자가 챙겨줄 수 있는 부분을 남기는 남자에게 호감이 가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고 엄마처럼은 아니고..)
그리고 무엇보다 ‘내 사랑의 헌신이 아깝지 않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상대방이 나로 인해 편안함을 느꼈으면 좋겠고, 내가 꼭 필요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생각이 어지럽다.
손빨래하고 운동하고 돌아와서 대청소를 해야겠다..
P.S
그리고 난 아빠 때문에 눈이 높아진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런 남자가 드물다는 걸 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빠, 결혼기념일도 아니고 처음 만난 날짜까지 어떻게 다 기억하고 있어?“
“그냥 내 머릿속에 있어”
"WOW......."
mariners apartment complex
https://www.youtube.com/watch?v=vTEKg1Ly0z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