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을 더 이상 구독하지 않고,
새 글 알림도 받아볼 수 없습니다.
삶과 앎
뽀드득 소리에 귀 기울이며
가벼운 걸음 안에
허영과 좌절을 함께 딛는다
교만과 죄를 같이 누른다
자몽차 한 잔의 매력과 씁쓸함
라테 한 잔에 담긴 앎
삶은 아무런 예고나 준비 없이
강하고 단호하게 다가왔다
힘 있게 내리친 불행과
언제나 겸허한 죽음은
심장을 누른다
노란 우산으로 습도 높은 눈을 피하며
펄쩍펄쩍 뛰었다
습도가 잡아 끈 무거운 걸음으로
노오란 지붕에 닿았다
눈을 피해 들어간 리틀 포레스트
쌓인 눈을 털어내며
진부한 물음과 마주한다
삶이 익은 그들의 풋웃음
염세적, 우울의 철학자가
내게 묻는다
직접적 물음에 고개가 뻣뻣하다
나와 다른 평행의 시간
같은 질문을 한다
행복은 목표가 아닌
과정 가운데 스며있다
삶은 고통에서 시작되며
의외의 사소한 일로 위로받는다
널뛰는 일상처럼
인간은 질문을 통해서 성장한다
살아가는 이유, 목적, 의미, 가치를 추구한다
삶을 너무나 일찍 알았을까
그곳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쳤던 시간들이 있다
여전한 삶 가운데
오만이라 착각한
허영으로 뭉친 내가 있었다
덧
허영과 좌절을 통해 나를 돌아본다
단단하려는 노력이 아닌 삶에 스민 단단함을 찾는다
오만 안의 겸허를 본다
실타래를 풀듯 다시 일상을 풀어간다
일본 오사카에서 글을 쓰고 있는 지금, 한국이라는 다른 공간에서도 같은 시간 나는 과연 읽고 글을 쓰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