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로 나누는 법

분할과 분배의 의미

by 무 한소


미라클 기상의 실천과 균형


얼마 전부터 변화에 몰입하며 참여하고 있었던 새벽 독서실. 그곳에는 같은 시각 다른 공간에서 함께하는 누군가가 의식적으로 느껴졌고, 순간순간 함께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의식이 흐른다는 것과 스스로 그것을 알아차리는 순간이었다.


무의식의 조용한 아침, 책상 위에 펼쳐진 수학책. 어느 날, 나는 거기서 ‘나눈다는 것’에 대해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단순히 수를 쪼갠다는 의미를 넘어, 마음을 내어주는 방식으로서의 ‘나눔’이 눈에 들어왔다. 공평하게 나누어 공정하게 분배한다.


“나눈다는 건 분할이자 배려다.”

마치 두 사람 사이에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처럼.


수’로 나눈다는 건, 서로를 마주 볼 수 있도록 자리를 배치하는 것과 같다.” 오늘 에너지는 맑음이다. 곧 사라질 봄을 그냥 보낼 수는 없었다. 사라질 것 같은 두려움에 아무런 준비 없이 산책길에 나섰다. 매일 같은 길을 걷다 보면 풍경이 달라 보이는 날이 있다.


그날 산책길에서 공원 가까이에 있는 수로에 유독 눈이 갔다.


물이 나뉘는 지점에서 문득 ‘나눔’이란 말을 떠올렸다. 수학에서 나눗셈은 익숙했지만, 살아가는 방식으로서의 나눔은 여전히 복잡하다.

그런데, 이 물처럼 흘러가며 나누는 건 어쩌면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지 모른다.


수로의 갈라진 물줄기를 잠시 눈에 담고 맑음의 에너지를 느끼며 주변의 생명, 생동감에 집중하고 있었다. 곧 곁에 다가올 땅 속 깊숙이 저장된 봄의 밝은 기운과 함께 힘찬 한 발을 내디딜 수 있었다.


매일 같은 길을 걷다 보면 풍경이 다르게 느껴지는 어느 날이었다. 유독 수로에 눈이 갔던 그날처럼. 물이 나뉘는 지점에서 문득 옮겨 걷던 발을 멈추었고 그 모습에 집중하며 나눔이 떠올랐다.

수학에서 나눗셈이 익숙하듯 살아가는 방식에서의 나눗셈이 익숙하거나 쉬운 것은 아니다. 갈래에서 자연스럽게 흐르는 물처럼 자연스럽게 나눈다는 건 어쩌면 쉬운 건지도 모른다.


나뉘었으나, 서로의 흐름을 막지 않고 자연스럽게 갈라진 두 줄기의 물의 방향처럼. 나눗셈을 처음 만난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칠판에 분배하듯 써졌던 숫자들. 그때부터 나는 뭔가 프레임을 씌워 수를 항상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산책길 만난 '수로'는 숫자보다 따뜻했다. 마치 “너는 이쪽, 나는 저쪽”이라 말하는 것 같았다. 수학은 차가운 계산이 아니라, 어쩌면 이렇게 따뜻한 나눔일지도.


서로를 밀어내지도 독차지하려 하지도 않고 흐름을 나누며 함께 가는 물길. 어쩌면 나눔이란 꼭 무언가를 잃는 게 아니라 공존을 위한 배려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를 찾은 세 번째 시간. 가는 길은 평화로웠다. 다만, 여러 생각으로 지친 뇌를 위해 잠시 '쉼'이 필요했다. 잠깐의 쉼으로 '무'의 세계에 빠져 있을 때, 규칙적으로 들리는 덜컹거림을 뚫고 여지없이 그녀의 정제된 기계음이 알림을 . 신사역을 알리는 안내 방송 이후 8(=∞) 번 출구까지 걸었다. 드디어 같은 시각 다른 공간에서 의식으로만 교감할 수 있었던 그녀들을 첫 만났다.


엄청난 경우의 수로 나타날 수 있는 지극히 낮은 확률, 다시 말해 삶에서 아주 높은 경쟁률뚫고 그녀들과 만났다. 더 신기한 건 과거부터 쭈욱 만남을 해왔던 것처럼 우리의 부딪힘은 지극히 자연스러웠고 맘 속의 불편함, 마찰이 전혀 없었다. 자연스러운 대화가 진행되던 중 문득, '과연 과거로부터 의식은 흐르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건 점차 확신으로 이어졌다.


“같이 나눈다”는 말은 언제부터 자연스러워졌을까.

공정하게 나눈다는 건 정말 '공정'한 걸까. 수학 시간에 배운 나눗셈은 항상 조용하고 정확했지만,

삶 속의 나눔은 언제나 조용하지도, 정확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드러내려는 성격상 요란하게 느껴졌다.


수학은 분할을 말하고, 삶은 분배를 말한다.


분할은 ‘어떻게 나눌 것인가’를 계산하고,

분배는 ‘누구에게 무엇을 나누어줄 것인가’를 묻는다. 둘은 닮았지만, 전혀 다르다.


수학은 몫을 정확히 나눈다. 1을 3으로 나누면 ⅓씩. 이건 명확한 정의이고, 누구도 이견을 제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삶에서는 모든 사람이 ⅓씩 나눠 갖지 않는다.

누군가는 더 많이 가져가고, 누군가는 덜 가져간다.

그렇게 ‘같이 나눈다’는 말은 종종 불편한 감정을 남긴다.


분할은 수의 몫을 나누지만, 분배는 감정과 상황, 책임과 맥락을 함께 고려한다. 삶 속의 나눔은 언제나 윤리의 문제다. 누구를 더 배려할지, 무엇을 기준 삼을지, 정답 없는 선택이 반복된다.


분모가 커질수록 조각은 얇아진다. 누구도 빠짐없이 챙기려 하면, 모두가 조금씩 덜 가져가야 한다. 때로는 조각을 내지 않고, 통째로 양보해야 할 때도 있다.

수학은 계산을 말하지만, 삶은 선택을 말한다.


그래서 가끔은 수학이 답답하다. 정확한 답을 내놓지만, 그 답이 때로 너무 차갑게 느껴진다.

나눔의 온도와 감정의 무게는 숫자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나는 지금도 계속 나누는 중이다. 시간을, 마음을, 선택을. 누군가에겐 더 주고, 누군가에겐 덜 준다.

때론 실수하고, 때론 억울해하고, 때론 조용히 감내하며 다시 나눈다.


공정함은 숫자 너머에 있고, 나눔은 언제나 삶의 태도로 볼 수 있다. 수학은 그것을 드러내거나 말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그 빈자리를 채우듯 조심스럽게 공평하게 나누는 것을 배워간다.


분할은 '나누는 기준에 따라 전체를 쪼개는 행위', 분배는 '그 쪼개진 걸 누구에게 어떻게 주느냐'에 있다.


b/a에서는 똑같이 a로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그때 a는 0이 아닌 자연수가 되어야 한다. 분할에서 중요한 것은 공평하게 똑같이 나눈다는 의미가 들어가야 한다. 이후 선택은 상황이나 필요에 따라 각자 몫으로 본다.


예를 들어 “케이크를 자를 때, 같은 크기로 나눈다는 공평이 없다면 그것은 공정인가, 각자의 필요에 따라 다른 크기로 나눈다고 그것을 공정이라 말할 수 있는가?”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대부분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다. 똑같이 나눈 뒤 분배에는 선택이라는 것이 들어가 있어야 공정의 의미가 녹아 있는 것은 아닐까.

공평하게 나눈다는 건 똑같은 크기로 나누는 것이라 할 수 있고, 선택을 각자에게 올바르게 맡겨야 하는 것이 공정이라 말할 수 있다.


공정은 삶의 균형과도 삶의 맞닿아 있다. 균형된 삶에서 가장 먼저 요구되는 것은 변화에서 시작된다. 제대로 된 변화야말로 삶에서 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공정은 아닐까.


오늘의 키워드는 '변화'이다. 새벽부터 여러 '변화'와 직면했다. 깨우침에서 깨달음으로 가는 '변화'... 타자의 변화는 나의 변화와는 좀 다른 그래프를 그리기도 하고 곳곳에 놓인 쉼표도 서로 다르지만 모두가 시간 차의 변화를 인지하며 또 인정했고 직면하고 있다. 그 역할과 기준은 따뜻한 '씀'에 있다고 생각해 본다.


'변화'와 나눔에 대해서.

변화는 늘 두렵고 자신을 불편하게 하지만 그것까지도 그냥 받아들이는 것 역시 경험이라고. 나의 '습'과는 다르게 변화를 두려움으로 벽을 만들고 차단하는 것까지도 경험이었다. 그동안은 그 경험이 우선이었다면 벽을 깨고 변화의 스며듦을 수용하는 것도 나의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 정리해 본다.


지금 나에게 일어나는 변화 중에서도 의식의 변화, 감정의 변화, 주변의 변화를 잘 들여다보고 느껴보려고 한다. 3시간 30분 그곳에서 '마음 씀'을 함께 했고 충분히 나눴다. 그럼에도 헤어짐이라는 것에는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다. 엘베이터 문이 닫히고 내 의식의 문도 조금씩 직관으로 옮겨간다.


건물을 나오면서 맞는 산뜻한 봄바람이 얼굴에 와닿았다. 내가 움직이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나의 움직임을 조금씩 방해하는 바람을 거스르며 앞으로 앞으로 향했다. 의식이 머무르고 있는 그곳에서의 '한 발', '한 보'의 규칙이 현재를 걷고 있는 발걸음에 닿는다.


앞으로는 긍정 에너지를 품고 있는 전체 영역에서 변화의 영역이 조금씩 더 확장되고 그 힘 또한 더욱 커지리라 기대해 본다.


공평하게 나누고 누구에게 얼마나 공정하게 줄 지 결정한다는 건, 결국 내가 어떤 삶의 균형을 믿고 실천하는가에 대한 고백이라 할 수 있다.


귀갓길 지하철의 '창'사이사이로 하늘이 들어온다. 시간이 늦어지니 서둘러 가야 한다는 조급함과 하늘을 조금만 더 깊고 천천히 들여다보고 싶다는 이중적 맘이 서로 더 강하고 약하게 끌어당긴다. 하늘의 농도가 엷게 느껴진다. 하늘과 구름에 젖어 한참의 시간을 보내다가 하늘 속에 스며있는 구름이 자세히 눈동자에 들어온다. 새로운 변화의 길을 기대하며 다시 눈을 감았다. 오늘 하루를 시간으로 천천히 그려내니 환희에 찬 심장이 격렬하게 요동친다. 에너지가 함께 움직이듯 지하철 역시 강한 움직임의 소리를 낸다.


현실은 수의 세상과 닮은 듯 익숙하나 의식은 새로운 변화를 꿈꾼다. 소박해 보이지만 의식이 그런 풍요로움으로 채워진다는 건 크나큰 도전이다. 직선을 찾았고 그저 바라만보다 드디어 직선 위를 걷기 시작했다. 내 시선에서의 기울기는 느낄 수 없을 만큼 미세하지만 아주 오랜 시간 후엔 결국 변하리라는 믿음으로 수학의 목적을 펼쳐든다.



note

대각선:다각형에서 이웃하지 않는 두 꼭짓점을 연결한 선분

*n각형의 대각선 개수=n(n-3)/2


수학에서

분할:여러 개의 물건을 몇 개의 묶음으로 나누는 것

분배:분할된 묶음을 나누어 주는 것

분할과 분배는 주로 조합과 중복 조합으로 쓰인다.


*조합 nCr (n은 r보다 크거나 같다)

서로 다른 n개중에서 r를 뽑는 방법

5C2=5C3=5×4/2=5×4×3/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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