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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에서 거짓말은 장기 전략이 될 수 있는가?

― Chris Voss의 통찰을 중심으로 본 법률 협상가의 관점

by 뉴욕 산재변호사

정답은 단호히 “아니다.”


거짓말은 단기적으로 유리하게 보일 수 있지만, 전략적으로 보면 자기 발목을 잡는 전술적 함정이다.
그것은 신뢰를 파괴하고, 관계를 소모시키며, 장기적으로는 협상가로서의 영향력을 잃게 만든다.


세계적인 협상 전문가 Chris Voss는 『Never Split the Difference』에서 이렇게 말한다.

Tactical empathy is understanding the feelings and mindset of another in the moment, and also hearing what is behind those feelings.”
(전략적 공감이란, 상대의 감정과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그 감정 뒤에 있는 진짜 메시지를 듣는 것이다.)


즉, 협상에서 진짜 힘은 거짓이 아니라 공감에서 나온다. 상대를 속이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볼 때 비로소 신뢰가 생기고 협상이 진전된다.


1. 신뢰는 협상의 유일한 통화(通貨)다

법률 협상가든, 기업 리더든, 협상의 본질은 결국 신뢰를 자본으로 한 영향력의 행사이다. 거짓말은 순간적으로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그 순간부터 상대는 당신의 말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Chris Voss가 말했듯이,

The fastest way to build trust is to show the other side that you understand them.
(상대가 자신을 이해받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 신뢰를 구축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거짓은 이해를 가장한 통제일 뿐이다. 반면 진실은 공감과 함께 전달될 때, 상대방의 방어를 해제하고 협상의 문을 연다.


2. 진실은 준비된 사람만이 전달할 수 있다

“진실을 말한다”는 것은 곧 “직설적으로 상처를 주라”는 뜻이 아니다. 때로는 진실을 전달하기 전에, 상대가 그 진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정서적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전략적 공감(Tactical Empathy)이다. 법률 협상에서도 마찬가지다. 판사, 조정관, 혹은 상대 변호사가 불리한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득하려면, 진실을 감정적으로 지혜롭게 포장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것이 진실을 ‘효과적인 언어’로 바꾸는 협상가의 기술이다.


3. 거짓말은 결국 드러난다

거짓은 언젠가 문서, 증언, 혹은 행동의 불일치로 드러난다. 그리고 그 순간, 당신의 평판은 무너진다.


Chris Voss는 이렇게 말한다.

Once you label someone’s emotion, you show them you understand — and understanding builds trust.”


진실은 결국 관계를 강화하지만, 거짓은 관계를 끊는다. 한 번 잃은 신뢰는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며, 협상가는 미래의 수많은 기회를 함께 잃게 된다.


4. 진실이야말로 장기 전략이다

진실을 말하는 것은 때로 불편하고, 손해처럼 보일 수도 있다.하지만 그것만이 신뢰를 확장하고, 영향력을 지속하며, 다음 협상의 문을 열어주는 유일한 전략이다.


Chris Voss는 말했다.


Honesty is the ultimate power move.”
(정직함은 협상에서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거짓은 빠른 길처럼 보이지만, 진실만이 도착지에 닿는 길이다.


결론

법률 협상가와 리더는 언제나 사실과 신뢰의 경계선 위에 서 있다. 거짓은 단기적 전술이지만, 진실은 장기적 전략이다. 진실을 말하는 것은 곧 자신의 영향력과 평판을 보호하는 가장 현명한 선택이다.


Chris Voss의 말처럼,

The best negotiators are obsessed with empathy.”


진실과 공감이 만나는 곳, 그곳이 바로 협상의 승부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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