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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해 Jul 29. 2022

그 동네

전에 살던 동네

7호선을 타면 갈 수 있어요


길이 참 많았거든요 다니는 길을 정하는 건 나인데 그려지는 길은 불과 몇 개 밖에 안되었어요 그렇게

단출해요

하나의 길을 그려요 아이가 다니던 학교 문방구 피아노교실 부동산 미용실

거기에 생의 절반을 두고 왔거든요

너는 아펐겠구나 슬픈 시간만 빼곡히 적혀있는 낙서에서 마음 밖에서 마음 안으로 흔들어 대던 것들은 술래가 찾지 않아도 쏟아져 나와요

젊다는 것은 헤매는 일이었는데 왜 그곳의 길을 다 보지 못했을까요

끝까지 쥐고 싶었던 것들 희망의 오차를 줄이는 일이라 항상 허기졌는데 그래도 좋았나 봐요

바스락거려요

지나가다 들려오는 음악에 한쪽 귀만 열고 옅어져 사라지는 순간까지 놓치기 싫었던

멜로디, 나를 잠시 거기에 내려놓아요

떠나온 이후에는 곳곳에 아파트가 들어서 다니던 길이 지워지기도 했어요

일기장을 펼쳐서 끄집어 내야 더듬거려지는 길도 생겼어요

사는 것은 지워야  하는 일인 걸 알아요

다시 읽고 싶은 곳이 있다면 아마 거기에 있을 거예요


이제, 7호선을 타도 집에 갈 수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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