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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라윤 Oct 17. 2023

외우는게 아니라 기억한다.

네가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외우는게 아니라 기억한다.

내 매니저는 가끔 깜짝 퀴즈처럼 동남아시아 시장 smart bidding adoption rate얼마야? 응 3.75% Singapore이 제일 높아. 베트남이 제일 낮아 이유는.... 와 같은 대답을 즉시에서 내가 해주길 바란다. 그렇게 깜짝 퀴즈가 종종 있다. 어떤 때는 현재 너의 target attainment 얼마야 라고도 묻는다. 매일 그 숫자를 확인해서 그런지 111% 인지 120% 인지 당황해서 인지 갑자기 바로 그 숫자가 안 나오기도 한다.


그렇게 그가 묻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의 신조는 "You'd remeber if you care." (네가 진짜 신경을 쓴다면 기억할 것이다.)  100% 동의한다. 사실 맞는 말이다. 네가 진짜 신경을 쓴다면 다음 달에 한국행 비행기표가 몇 시인지 알 것이고 다음 주 출장에 누구를 몇 시에 만나는지 기억을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다. 기억을 한다는 것은 네가 신경을 쓴다는 것이고 외우지 못한다는 것은 너에게 있어서 덜 중요하다는 반증일 수밖에 없다. 깜박했다는 말은 덜 중요하다는 뜻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학교도 아니지만 정말 난데없는 이런 깜짝 퀴즈가 왕왕 있다. 분기별로 우리는 시험/ 교육을 받는데 당연히 시니어들은 공부를 하기도 어렵고 제품에 관해서는 모두가 알 수가 없다. 그 시험을 치다가 중간에 갑자기 큰소리로 "타라야, 이거 뭐더라? ROAS비딩이 디스플레이 광고에서 사용될 때 버젯은 최소 얼마를 잡아야 맞지?" 그렇게 물어본다.


그런데 나는 안다. 그가 몰라서라기보다 나에게 물어보면서 팀 전체에게도 리마인드 시키려는 의도가 있고 내가 그냥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설명을 하는 내용을 보면서 내가 외부 콘퍼런스나 파트너사에게 교육을 시킬 때 어떻게 설명하는구나를 가늠하는 한 방법이라는 것을.


매 순간 매번 그 어떤 질문과 이메일도 허투루 대답하거나 응답한 적이 없다. 이 모든 게 테스트라고 생각한다. 내 대답이 그 즉시에서 나올 때 정확하지 않을 수는 있을지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정확하지 않은 부분은 그렇다고 미리 말을 하는 것도 어디가 확실하고 어디는 체크를 해야 할지 또는 언제 새로운 규정, 업데이트가 나오는지도 알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모르는 걸 질문받을 때도 있다. 외부 교육을 나가도 받는 어떤 질문들은 내가 전혀 생각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그럴 때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하는지도 테스트의 일부이다.


기억한다는 것은 첫째, 나는 우리 비즈니스를 중요하게 생각해. 나는 내 업무에 미션을 부여받았고 대의를 등에 업고 큰 일을 너와 함께 해낼 거야.라고 번지르르한 말을 할 필요를 없앤다. 중요한 걸 기억하면 네가 얼마나 진정성 있게 이 일에 임하고 있는지 조용한 와중에 완연히 드러난다.


둘째, 기억하는 것, 내가 아는 것을 제대로 잘 설명하는 것이 진짜 실력이다. 아는 그 지식이 네 머릿속에 있으면 초보, 그것을 말하면 중수, 그것을 잘 설명하여 더 많은 사람이 이해하게 하면 고수가 아닐까? 설명이 더 중요하다. 제대로 아는 사람만이 제대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이때 설명의 기술을 확 높이는 방법은 "예를 들면"이다. 무조건 예시를 들어야 딱 맞는 예시 여야한다. 그러면 갑자기 실력이 확 느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셋째, 몇 가지 중요한 지표들은 외워라. 외우면 똑똑해 보인다. 그리고 네가 진짜 그 지표들을 숫자들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떤 지표들은 일부러 외우지 않아도 하도 반복되니 외워진다. 그만큼 네가 많이 읽었고 지식이 있다는 뜻이다. 기억하라. 보이는 것도 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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