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타라윤 Nov 02. 2023

Grit 투지와 근성

Grit이 중요하다는데 무슨 말인지 몰랐었다.

올해 새로 맡은 일은 정말 shiny 하다. 눈이 부실 정도로 빛나서 다들 탐을 낼만한 자리인데 운 좋게 나에게 왔다. 특별한 프로그램이기도 해서 다른 마켓에서도 궁금해한다. 이야기해 줄 수는 있겠지만 이건 싱가포르 지사, 그 위치의 특이성을 반영한 포지션이라 적용은 어렵다. 여하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보다 어렵고 힘들고 스트레스를 최고조로 받는 프로그램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양날의 검과 같다. 겉보기에는 정말 멋진 일 같은데 실상은 그리고 안에를 들여다보면 예상한 업무가 전혀 아니다. 


이 힘든 일이 나에게 도움이 또는 공부가 되는 거면 사실 불평할 것도 없다. 그러나 너무나도 내부적인 시스템에만 특화된 일이고 배우는 기술이랄 게 없다. 그냥 프로세스이다. 그것이 좀 아쉽다. 다만, 한번 해두면 두 번째에는 쉽겠지만 이번 처음이 힘들어도 너무 힘들었다. 이런 난관을 뒤로 하고 어찌저찌 1차적으로 계약은 완료 되었다. 아직 두 개의 마켓을 추가적으로 론치 해야 하지만 그래도 한번 해봤다는 생각과 이미

나머지 두 시장은 늦어져서 마음은 조금은 낫다. 이미 리더십에서도 알고 있는 바라 더 이상 필요 이상의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지만 여전히 나는 최악의 경우도 생각한다. 바로 또 그들이 계약서에 싸인을 안하는

경우다. 사실 안 해도 이해한다. 설사 안 해도 방법이 없는 것 또한 아니기도 하다. 처음엔 그러면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지만 말이다. 


다만, 생전 이런 일을 안 해본 나로서는 이 모든 과정이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한번 해본 것이 큰 공부라고 위안을 삼고 싶지만 그래도 쿨하기 어렵다.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진짜 매일, 매초했다. 신중을 기하기 위새서 그 말을 함부로 입밖에 안내려고 무던히도 노력했다. 운이 좋게도 내 직속 상관이 두달 동안이나 병가를 내서 내가 말할 사람이 없어서 못한 거지 (지금도 병가중이다. 올해는 안 돌아오실듯) 사실 그녀가 있었으면 말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렇게 끝까지 포기하지 안(못한거지 거의)한 것에 도움이 되었던 것이 몇 가지를 잊기전에 적어두려고 한다. 사실 투지와 근성은 근본적인 성향과 환경이 더 큰 역할을 하겠지만 이번에 고군분투를 하면서 나에게 도움이 되었던 것들은 다음과 같다. 

  

    회사에 나가라. 집에 있으면서 투지와 근성을 가지고 일을 하려고 하니 나약한 나라는 인간은 안되더라. 그나마 회사에 나가야 힘든걸 토로할 동료들이라도 있다. 그렇게 이야기라도 하는 것이 정신적인 위안이 된다. 그리고 나보다 더 힘들 것 같은데 그래도 웃으며 힘내고 있는 매니저를 보면서 또 힘이 좀 나고 혼자는 아니라는 생각에 위안이 된다. 동료들과 말도 안되는 농담이라도 하면서 한번이라도 웃더라. 하루는 집에 있어봤는데 우울증걸릴것 같았다. 무서워서 다음날에 출근했다. 이메일 하나라도 더 쓰고 일에 진척이 조금이라도 있으려면 나가야하더라. 그냥 앉아있어도 회사에 가서 앉아있는게 낫다.   


    쉬어라. 예전에는 회사에서 수다떠는 애들이 이해가 안 갔다. 근무시간 중간에 담배 피러가는것도 옳지 않아! 그렇게 생각했다. 커피챗을 해도 가서 일이야기했다. 근무시간이니 그게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일을 오래하려면 균형을 잘 맞춰야 하더라. 쉬는 시간이 그 균형을 잡아준다. 마인드 컨트롤, 스트레스 관리가 관건인데 계속 일만해서는 안된다. 욕심이 앞서도 절대적인 체력과 정신적 한계는 있을 수 밖에 없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중간에 쉬든 좀 쉬면서 하자.   


    Be cool at work. 나 같은 성격은 일도 열과 가을 다해서 한다. 좋아보일 수있지만 어떤 것이든 장단이 있는법. 너무 마음을 써도 일이 안 돌아간다. 그렇다면 의식적으로 cool해지기 위해 노력을 해야한다. 그것이 바로 pacing이다.  달려가지 마라. 계속 빠른 걸음을 유지할 페이스를 유지해야한다. 달리고 싶다고 계속 달려지는 것도 내 동료들이 그걸 따라 올수도 없다. 항상 그냥 꾸준히 걸을 수 있는 페이스를 유지해라. control what you can control을 기억해야한다는 것이 이번에 가장 큰 배움이다. 뭐 다들 아는 말이겠지만 실천은 쉽지 않다. 이 일로 인해 나는 이번에 내가 능력부족인가 생각하며 슬펐다. 그렇지만 내가 control할수 없는 부분까지 해내려고 해 가면서 지치고 스스로를 demoralize 할 필요가 없더라. 그러면 될 일도 할 수 있는 일도 할 힘이 안 난다. 무엇보다 그런식으로 게임을 풀어나가면 진다. 결국 이겨야 맛이 아닌가. 그러니 일에서는 그리고 내가 할 수 없는 부분에서는 인정하고 cool을 유지한다. Control what you can control. 그렇게 꾸준히 해내는 것이 또 다른 의미에서 grit 이다.   

예전에 저렇게 열심히 하던때를 보니 약간 웃프다. 저때는 모든 것이 내 control하에 있는 것 같았는데 지금은 모든 것이 내 control하에 없는 것 같다. 

source: tarayoon


source: tedx


매거진의 이전글 부자가 되고 싶어서 투자하는 사람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