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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잘쓰는헤찌 Aug 14. 2024

아빠를 보내드린 이야기9

아빠랑 우리집의 거리는 차로 3시간쯤 된다.

마음이 급한 것을 눈치챘는지

고속도로에서 밟을 때마다

차에서 괴상한 바람 소리가 난다.


아빠는 편도 200km를 운전하는

우리를 항상 걱정하셨다.


우리한테 늘 운전 조심하라더니,

아빠는 왜 교통사고가 난 거야. 으휴.


경찰이 '돌아가셨다'고 전했다지만

우리는 왠지 모르게

사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급하게 간 병원에서 아빠의 이름을 댔다.

순간 분위기가 심각해지더니

지하의 영안실로 가라고 한다.


'에이, 뭔 소리야.'


영안실로 내려가니

우리 보고 조금 기다리라고 하신다.

피를 좀 닦고 보여드리겠다고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안으로 들어오라는 손짓을 받고 들어갔다.


'엥? 우리 아빠 그냥 주무시고 계시는데?'


표정도 평온하셨고, 변한 게 없었다.


- 내가 아빠랑 옆에서 많이 자봤는데,

이건 그냥 주무시는 거야... 다시 검사해봐....


아빠 얼굴을 확인하고,

영안실 밖으로 나오자 전광판에 아빠 이름이 떴다.

아빠 이름 앞에 고인이 붙어있었다.


왜 돌아가셨는지도 모르겠는데,

해당 병원에서는 빈소를 정하라고 한다.

그러나 경찰관은 검찰로부터

시신인도지휘서가 나오기 전이라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없다고 했다.


경찰서에 가니 일단 장례를 잘 치르고

다시 오라고 한다.


다시 병원에 돌아왔다.

사망진단서를 달라고 했다.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15분쯤 지나서야 서류가 나왔다.


이름은 사망진단서가 아닌

'사체검안서'였다.


119 구급차량에도 오르지 못하고,

밖에서 돌아가신 분들에게 나오는 서류.


우리 아버지의 사망 장소가 적혀있었다.

b동 1차로. 도로.

쇼크사.


내가 3주 전에 나비떼 꿈에서 봤던

동네의 이름이였다.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시신인도지휘서는 오후가 되어서야 나왔다.

아빠 이름 앞에 변사자가 붙었다.


전날까지 나랑 연락했는데 이 상황이 다 뭐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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