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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잘쓰는헤찌 Aug 14. 2024

아빠를 보내드린 이야기10

장례식에 와주셨던 분의 얼굴은 전부 기억난다.

뭐라고 말씀하신 것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꼭 안아주시거나

손 잡아주신 것은 기억난다.


아빠의 동료들이 오셨다.

뭐라고 하신 거는 역시나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아빠가 딸네 부부가 오면

그렇게 동료들에게 자랑하셨다고 한다.


평소 과묵하고 점잖으신 분인데,

딸이 왔다가면 그렇게 좋아하셨다고 한다.


그리고 아빠 생신 날,

아빠가 동료들에게 국밥을 샀다고 한다.


아빠가 남에게 베풀기만 한다고

내가 잔소리하고 용돈도 잘 안 드렸는데,

아빠는 마지막까지 베푸는 사람이었다.


심지어 사고날에도 아빠의 지갑에는

세 사람이 먹을 분량의 현금이 들어있었다.

그날 퇴근하고 동료들과

식사 약속이 있었다고 한다.


동료 분들은 울 것 같은 마음을 꾹꾹 눌러가며

육개장을 드셨다.


그들의 모습이 꼭 아빠같았다.


그들의 등 뒤에 대고,

'꼭 건강하시라'라고 나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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