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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움 Feb 02. 2022

경단녀 복귀 project

프롤로그

2006년 12.18 직장에 입사한 날이다.

결혼, 첫째 육아휴직, 복귀까진 여느 여직원들과 다를 바 없는 커리어지만 이후가 조금 특이하다. 둘째 육아휴직과 같은 회사를 다니고 있는 배우자의 해외 발령으로 총 6년의 휴직기간을 가진, 소속은 여전히 있지만 경력은 단절된 경단녀이다. 덕분에 그간 충실히 엄마로서 살았다. 그런 내가 복귀를 코앞에 두고 있다. 


복귀를  수 있게 된 데에는 남편의 역할이 크다.

남편이 대신 육아휴직을 하기 때문이다. 둘째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때문에 곁에서 돌봐줄 보호자가 필요하다 판단했다. 아빠도 아이를 돌 볼 책임이 있고, 아이들과 즐거운 추억을 만들 권리도 있다. 더구나 항상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인생친구이기에 '육아와 일' 역할을 바꿔보면 서로가 서로를 더 이해하고 공감하고 응원해주고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남편과는 21살, 대학교 2학년 때 처음 만났다. 같은 학교 같은 전공에 걸어서 10분 거리에 사는 동네 오빠 여서 만나는 동안 많은 시간을 공유했다. 아침 6시부터 저녁 10시 스쿨버스 타고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학교에서 도서관 데이트를 즐기며 종일 붙어있었다. 밤새도록 공부도 해보고 토익, 면접스터디, 영어회화 동아리 같은 취업준비도 같이해서 한 번씩 그때 이야기를 꺼내보면 다시 열공하던 학생 때로 돌아가기도 한다.  이런 시간들이 바탕이 돼서 일까... 육아도 일도 함께하는 게 당연하다고 서로가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남편이 이번 기회에 자신의 몸도 꼭 돌보길 바란다.  출산을 앞둔 만삭의 임산부처럼 배불뚝이가 된 우리 남편, 건강에 노란불이 들어왔다.  꾸준히 운동도 하고 건강한 요리법도 익혀서 다시 초록불이 들어오길 바란다. 남편은 잘할 거라 생각한다.


이제는 내가 문제이다.  

육아라는 유리병 안에 갇혀 지낸 탓에 복귀를 앞두고 보니 준비가 안 된 상태이다. 요즘 회사에서 요구하는 영어점수, 자격증, 필수 교육 등은 물론이고 내가 속한 팀, 부서에 온전히 녹아들어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책임감 있게 일 처리를 해내기까지, 완벽까지는 아니라도  그럭저럭 잘 해낼 수 있을 때까지 분명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래서 올해는

'경단녀 복귀 Project'를 추진하고자 한다.

과정을 글로 남기고 공유하고 무엇보다 내가 추구하는 방향으로 회사생활을 하고 있는지 한 번씩 뒤돌아보고 다시 방향을 잡아가고 싶다.

내가 맡은 일에 책임을 다 할 수 있는 전문가로,

긍정적인 생각과 에너지를 가진 사람으로,

소소한 행복을 나눠줄 수 있는 사람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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