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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리진 Aug 23. 2023

9. 엄마 잘 자, 사랑해.

무한반복.


한 3개월이었나… 초등 1학년때 생각보다 빠르게 수면 독립이 되었다고 좋아했던 시절이 있었다.

안방의 부부 침대 옆에 붙어 있던 아이의 침대를 자기 방에 옮겨 주니 초등 입학이라는 이벤트와 함께 처음엔 좋아하면서 빠르게 분리되는 듯했지만 여름이 오고 더워지자 에어컨이 있는 안방으로 컴백하게 되었다. 여름이 지나면 제 방으로 돌아갈 줄 알았지만 아빠는 자연스레 서재방으로 밀려나고 4년째 아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곤 온갖 애착 인형들과 침대를 점령하고 매일 밤,  잠들기 전 그날 있었던 일들을 혹은 몇 년 전 이야기까지 재잘재잘 떠든다.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한 시간까지 “엄마 잘 자~”로 시작해서 “근데 있잖아~”로 연결되는 무한반복 이야기와 굿나잇 인사의 굴레.

“너 아직도 엄마랑 자는 거 친구들도 알아?”

“응, 엄마랑 자는 애들 많아.!”

“그래? 엄마가 아는 네 친구들은 다 혼자 자던데.”

“걔네 말고 누구랑 누구는 아직 엄마랑 같이 자.”

“그렇구나… 엄마가 모르는 애들만 엄마랑 같이 자는구나…”

근데 있잖아…

잘 자, 인사는 제발 한 번으로 끝내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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